전공의 기피 현상이 10여년째 이어지며 사상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비뇨의학과가 유례없는 전공의 선발 제도를 도입하는 파격 시도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른바 지역 거점별 전공의 정원제가 주요 골자로 그나마 전공의들이 지원하는 국립대병원 등에서 전공의를 일괄 모집한 뒤 지역의 수련병원으로 파견을 보내는 방식이다.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으로 위기에 몰린 비뇨의학회가 유례없는 지역별 정원제로 활로를 찾아 나섰다.
24일 의학계에 따르면 대한비뇨의학회가 내년도 전공의 모집부터 지역 거점별 전공의 정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뇨의학회 관계자는 "최근 평의원회를 열고 많은 논의 끝에 지역 거점별 전공의 정원제에 대한 수련제도 개편안을 최종 의결했다"며 "일단 최고 의결기구에서 통과된 상황인 만큼 구체적 추진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거점별 전공의 정원제는 말 그대로 국립대병원 등 지역에서 거점 역할을 하는 대학병원 등이 전공의를 일괄 모집한 뒤 전공의 지원 기피가 심각한 병원에 파견을 보내는 방식이다.
계속되는 전공의 기피 현상과 복지부와 학회가 추진중인 산아 정책, 즉 전공의 정원 축소로 인해 지방의 중소 수련병원에 지원 자체가 실종됐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전공의를 확보하기 위해 나온 자구책인 셈이다.
실제로 비뇨의학과는 2009년 사상 최초로 전공의 충원에 실패한 이래 2011년 50% 이하로 미달 사태가 가속화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24.5%까지 떨어져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처럼 10여년이 넘게 전공의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전공의 부족을 넘어 전임의, 교수진까지 도미노처럼 붕괴되며 지방의 대학병원들은 아예 교수조차 뽑기 어려워진 상황에 몰려 있는 상황.
이로 인해 비뇨의학회는 전공의 정원 축소와 전문병원 제도 도입 등의 자구책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고 있다.
비뇨의학회 주관중 보험이사는 "이미 비뇨의학과는 대학병원조차 교수진이 모자라 수술 자체가 어려운 상태까지 몰린 상황"이라며 "이처럼 교수진조차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지방의 수련병원들은 붕괴 직전에 와있다"고 털어놨다.
대학병원까지 의료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방의 수련병원들은 더욱 더 전공의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료진 부족은 곧 로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지원을 기피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별도 정원제와 탄력 정원제를 넘어서 유례가 없던 지역 정원제까지 들고 나선데는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 정원제가 과연 전공의 지원 기피에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파견을 전제로 한다면 지역 거점 대학병원이라도 전공의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는 이유다.
비뇨의학회 관계자는 "일단 지역 정원제로 선발을 하게 되면 거점 대학병원에 지원을 했더라도 파견된 수련병원 소속으로 수련을 받게 된다"며 "이 부분을 전공의들에게 어떻게 잘 설득할지가 관건이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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