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으로 개인 위생이 강화되며 바이러스 질환의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장 질환인 장중첩증도 발생률이 대폭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배경을 두고 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장중첩증의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진 적이 없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을 볼때 장중첩증도 결국 바이러스 감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해지는 이유다.
오는 28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코로나 이후 장중첩증 발병률 변화에 대한 장기간의 분석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장중첩증은 천공과 복막염 등으로 이어져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는 장 질환이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는 미지의 질환이다.
지금까지 해부학적으로 다양한 분석과 가설이 제시됐지만 뚜렷한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 다만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J Infect Dis 2020;221(9):1499–1505) 등이 일부 제시됐을 뿐이다.
가톨릭 의과대학 정대철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7개 병원 연구진이 코로나 대유행 시점에 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 것도 이와 연장선 상에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이 대폭 강화되면서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장중첩증 또한 이에 대입한다면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 7개 병원 소아 응급실에 내원해 장중첩증으로 진단받은 3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후의 변화를 비교, 대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후 한달에 장중첩증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한달에 평균 9명이 장중첩증 진단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3.5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기 때문이다(P<0.001).
이는 비단 장중첩증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른 요인들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질환들을 추가로 분석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
실제로 코로나 대유행 전후 아나필락시스(P=0.547) 환자의 증감폭도 없었으며 실신(P=0.493) 환자 또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성 감염병의 경우 크게 감소하는 경향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한달간 평균 7979명이 진단을 받았지만 대유행 이후에는 815명으로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테로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이전 한달에 262명에 달하던 환자가 코로나 이후에는 6.6명으로 4분의 1로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다른 바이러스성 장 질환도 상황이 비슷했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가 코로나 이전 한달 916.2명에서 이후 197.8명으로 대폭 줄어든 것.
결국 이러한 다양한 질환의 추이를 비교, 대조해 보면 장중첩증이 바이러스성 장염과 매우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나필락시스나 실신 등 다른 응급 질환들은 그 어떤 것도 발생률이 줄지 않았는데 바이러스성 질환인 바이러스 장염과 장중첩증이 함께 감소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감염 관리 조치가 장중첩증 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최초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른 모든 응급 질환은 감소하지 않은 가운데 장중첩증 환자만이 유일하게 줄어든 것은 매우 의미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장중첩증은 감염병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감염이 장중첩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바리어스 감염의 역할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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