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주도권을 두고 정부 부처간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25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법안 발의 준비에 돌입했다.
복지부 정연희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전화 통화에서 "디지털헬스케어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지금까지는 시스템 준비를 해왔지만, 최근부터 제도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쟁점이 되는 부분이 있어 의료계와 소통을 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의료계와 의견을 나누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서두르기 보다는 의료계 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법안을 만들어가겠다는 게 그의 설명.
그 일환으로 복지부와 의약6단체가 함께 논의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이하 보발협) 내 디지털헬스케어 법 제정을 위한 별도의 협의체를 구축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현재 복지부가 구상 중인 법안의 핵심 내용은 의료 마이데이터를 의료현장에 도입했을 때 당장 시급한 제도적 문제를 해소시켜주는 것.
의료기관이 환자들의 의료 마이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 근거부터 관련 시스템에 대한 법적인 근거, 활용 가능한 의료기관에 대한 기준 등을 제도화하는 법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단계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물밑으로는 의원 입법 발의를 위해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실 접촉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복지부에 앞서 지난 2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통해 의원 입법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정태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법안에는 '디지털헬스케어'와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정의부터 디지털헬스케어산업위원회 운영과 전문인력 양성 방안 등을 두루 담아냈다.
정 의원은 "관련 기업들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첨단 디지털헬스케어기술의 활용을 촉진하고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시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디지털헬스케어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정부 부처별로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표정이다.
디지털치료제 웰트 강성지 대표는 "산자부, 복지부 각 부처별로 법안을 각각 추진하면 결국 분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통합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든 금융이든 영역을 구분하지 말고 마이데이터로 통일시켜야 한다"며 의료영역만 따로 나누는 순간 정책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닥터스 바이오 헬스케어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통합내과)는 "'의료=규제'가 뒤따르게 때문에 산자위에서 발의한 법안은 확실히 산업에 무게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부처간 주도권 경쟁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의 주요 공약 등을 비춰볼 때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케어는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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