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심장을 진단한다.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수가 신설에 힘입어 심방세동 등 심장 질환을 추적 관리하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이보다 더 진일보된 AI 진단 기술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의료계를 넘어 산업계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딥카디오(DeepCardio)'다.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로 활약 중인 딥카디오 백용수 의학 CTO(사진)는 12일 현재 개발 중인 심전도 AI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국내 임상현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의학-공학 융합으로 시작된 벤처기업
딥카디오는 2020년 11월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김대혁, 백용수 교수와 함께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최원익 교수, 컴퓨터공학과 이상철 교수가 의기투합해 창립된 벤처기업이다.
창업 초기부터 의학박사들과 공학박사들의 진정한 융합으로 이목을 끌었다.
백용수 의학 CTO는 "2017년 심전도를 가지고 심방세동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연구를 시작했는데 현재에 이르렀다"며 "사실 의학과 공학 박사가 힘을 합쳐 벤처기업을 창업한 사례가 흔치 않은데 이를 통해 현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딥카디오는 일반 심전도 검사에서 진단이 어려운 발작성 심방세동을 딥러닝 활용 예측 기법으로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특허명은 '딥러닝을 이용한 정상동율동 심전도 상태에서의 발작성 심방세동 예측방법'이다.
회사는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진단 기술로 발작 중이 아닌 정상동율동 심전도에서 10초 간의 심전도 신호만을 이용해 심방세동의 진행 정도를 예측해 심방세동 환자의 진단, 치료와 예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여기에 ▲ECG 이미지 디지털 추출 방법 및 장치 ▲인공지능 기반 심장초음파 판독 및 뇌졸중 예측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백용수 의학 CTO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회사 기술이 상용화만 된다면 앞으로 임상현장에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는 발작 중인 심방세동을 탐지(detection)하는 것으로 개념부터가 다르다"며 "회사의 진단기술은 정상리듬에서 향후 심방세동 등 심장 질환을 예측하는 것으로 현재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용수 의학 CTO는 "심방세동 같은 경우 현재 없는 것을 예측하는 것이 관건인데 진단기술이 상용화가 된다면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1차, 2차 병‧의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며 "진단기술을 통해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가이드를 해줄 수 있다. 병‧의원에서 가장 큰 역할이 만성질환 관리인만큼 활용가능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앞둔 진단기술 "기존 심전도 시스템에 예측 AI 탑재"
딥카디오는 현재 개발 중인 심방세동 예측 AI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용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되새겨 보면 인하대병원이 갖고 있는 전산시스템도 개발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백용수 의학 CTO의 생각이다.
백용수 의학 CTO는 "의대와 공대가 융합해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실질적으로 결과를 이끌어 낸 최초의 케이스다. 다른 의과대학에서 이러한 케이스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병원 전산시스템이 상당히 앞서 있다. 진단기술을 개발하려면 데이터가 핵심인데 인하대병원이 다른 병원보다 관련 시스템이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딥카디오가 생각 중인 심방세동 예측 AI 활성화 방안은 무엇일까.
결국에는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일선 병·의원이 활용하기 위해선 EMR 등 의료정보시스템 탑재가 필수적인 상황.
딥카디오는 현재 개발 중인 심방세동 예측 AI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용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심전도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에 딥카디오의 심방세동 예측 AI를 탑재하는 것을 구상하며 관련 기업과 논의 중이다.
백용수 의학 CTO는 "기존 심전도 시스템에 심방세동 예측 AI를 탑재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인하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심방세동 예측 AI를 실제 적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일선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건강검진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전도 검사에서 잔떨림을 확인할 경우 심방세동이라고 진단할 수 있으나, 이 검사에서 심방세동을 발견할 확률은 1~1.5% 수준에 불과하다. 60세 이상이라도 100명 중에 1~2명 밖에 예측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반대로 이야기하면 뇌경색이니 심부전 위험이 있는 환자가 그만큼 노출돼 있는 것인데 심전도 검사기를 넘어선 회사 AI 기술이 상용화만 된다면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절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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