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임상순환기학회가 만성질환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개원가 의견이 배제되는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5일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성관리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접근을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 크다"며 "하지만 만성질환 관련 중요 정책에 3차 의료기관과 관련 학회의 의견이 주로 반영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만성질환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질환이어도 그 증상이나 합병증이 유사한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대학병원 전문과목 분과를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특정 질환과 그 합병증을 다루는 과가 나눠진 경우가 있는 반면, 나눠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을 합쳐서 관리하는 사례도 있다"며 "당뇨 환자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심장질환이 따로 있기도 하다. 지금의 구분방식은 공급자 위주로 환자에 맞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환기학회 두영철 수석회장 역시 지금의 통합치료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수석회장은 "개원가는 만성질환관리에서 통합·맞춤치료를 제공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반 외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만성질환환자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시범사업 항목에서 수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장초음파가 급여화되면서 정부 차원에서 질 관리를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순환기학회는 이를 위해 심장초음파 인증의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증제도가 오히려 개원가에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순환기학회 박근태 이사장은 "인증의 제도는 심장학회에서 먼저 마련한 내용이다. 고시처럼 힘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는 하지만 보험수가와 연결되는 게 아니다"며 "심장초음파가 급여화가 되면서 개원가에 대한 질 관리가 이뤄질 수 있어 이에 대비를 하자는 차원이지 옥상옥의 규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초고령화 사회가 대두하면서 건강보험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어, 질환에 대한 치료가 아닌 예방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또 학회는 의료계 패러다임 변화에서 가장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개원가라고 판단했다.
순환기학회 이호준 공보부회장은 "의료비가 너무 방대해져 입원비를 줄여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제한된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가치를 따져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위험군에 의료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등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개별화된 선별작업을 통해 위험군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 1차 의료기관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필수의료의 구멍이 드러나게 됐다. 1차 의료의 수준을 높여야 하며 이는 그 나라의 의료 서비스의 질을 대변한다"며 "코로나19 대응에 중추 역할을 한 내과가 필수의료를 밀고나가 기초의료의 지형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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