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수가 하루에 10만명을 넘어서며 재확산세가 본격화되자 추계 학술대회를 준비하던 의학회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원내 감염 등이 늘어나며 외부 행사 참여에 대한 부담감이 늘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일부 학회들은 하이브리드 전환 등을 재검토하며 대비책 마련에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확진자수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추계 학술 대회 준비에도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확인됐다.
A의학회 회장은 "이미 대관은 물론 프로그램 준비를 끝내고 등록 절차를 앞둔 상태인데 상황이 심상치 않은 듯 하다"며 "분위기로 봐서는 거리두기 등이 부활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해도 될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제 와서 하이브리드 등으로 전환하기는 예산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단 다음달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달 초만 하더라도 6000명대에 불과했던 코로나 확진자 수는 한달여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26일 현재 1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실제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집단 감염 형태의 원내 감염이 일어나며 병원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도 사실.
일부 대학병원이 의료진을 대상으로 원외 행사 참여 자제와 회식 및 식사 자제 등의 권고를 내린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번주 월요일 전체 의료진을 대상으로 방역 공지를 발송한 것은 맞다"며 "재단과 기업 차원의 조치로 강제 사항이라기 보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각 학회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의학계의 행사라는 점에서 만약 집단 감염 등이 일어날 경우 사회적 시선에도 상당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진행된 대규모 학회에서 임원진을 비롯해 만찬 등에 참석했던 교수들이 대거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례까지 알려지면서 더욱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일부 대형 학회들은 이미 하이브리드 개최를 확정하고 이에 대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9월 1일 개막하는 대한비만학회와 같은 달 20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대한영상의학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외에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오프라인 학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대한위암학회도 온라인 진행을 병행하며 하이브리드 형태로 학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온라인 학술대회 인정 방안이 변경된 것도 영향을 미친 분위기다.
과거 하이브리드학회는 온라인 학회에 준해 후원 기업과 광고 수가 정해졌지만 올해부터는 개정안을 통해 오프라인 학회 지원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학획들은 그대로 오프라인 강행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미 예정된 행사인데다 예산 등에서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 기울기가 크지 않은데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을 통해 방역 조치 등이 안정됐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전문과목 학회인 C학회 임원은 "상황이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학회를 유지할 것 같다"며 "이미 개최 방식을 확정했고 예산 배정까지 끝냈는데 지금 와서 상황을 되돌리기는 늦은 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미 직전 학회 등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면서 방역 체계를 점검한 바 있고 코로나의 치명율이나 확산세 등도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느냐"며 "급작스럽게 변이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거나 거리두기가 부활하지 않는다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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