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철저한 겨울철 대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일상치료의 회복과 코로나 재유행 대응의 균형점을 고민할 시점이다."
코로나 대유행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밟으며 실외마스크 해제 등 방역조치가 완화되고 있지만 하반기 독감유행 시즌과 함께 코로나 감염확산이 한 번 더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암 관리체계와 예방접종 서비스 붕괴 등 일상치료의 회복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 결국 지난 2년간 겪은 교훈을 바탕으로 일상치료와 코로나 재유행 대응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30일 한국 MSD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의학전문가와 함께 '아태지역 헬스케어 우선순위의 변화-코로나19로부터 얻은 교훈'을 주제로 미래 대응책을 논의했다.
◆코로나 대응 역설 일상치료 공백…"비전염성 질병 관리필요"
먼저 의료전문가들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코로나 누적 확진자수가 6월 기준 1억640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한국,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 대부분 국가에서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인원이 80% 이상을 기록하면서 엔데믹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전염성 질병에 대한 일상적 치료의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설명.
홍콩대 리카싱 의대 임상의학부 이반 훙 교수는 "지난 2년 간 헬스케어의 초점이 코로나에 쏠려있어 암관리체계나 예방접종 서비스의 붕괴로 이어졌다"며 "검사 및 진단서비스의 중단은 물론 지속적인 관리의 우선순위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디프테리아, 홍역, 소아마비 위험에 노출된 아동이 전세계적으로 최소 8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반 훙 교수는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백신 접종이나 감염 등을 통한 하이브리드 면역이 달성돼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코로나와 무관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일상적 치료로의 복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안나리사 T.옹 림 교수 역시 코로나 대응을 위해 '제한'에 집중했던 방역 대책이 의료서비스의 제한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WHO 발표에 의하면 펜데믹 기간 필수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이 무너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역별로 개도국이 밀집된 지역이나 아프리카 등이 크게 영향을 받았고 코로나 펜데믹이 보건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할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겨울 코로나 재유행 분명히 온다"…경험 살린 대응 강조
이날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겨울에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만큼 엔데믹 전환에 큰 고비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현 상황에서 새로운 변이의 유행 가능성을 100%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국내에도 유행한 오미크론 변이인 BA.2이후 또 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 BA.5가 대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새로운 변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국내에도 백신을 3~4회 접종했음에도 오미크론 창궐을 막지 못했다"며 "백신이 중증도나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9~10월이면 항체가가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어 그는 "현재 개발된 백신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백신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에는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접근이 가능한 하나의 백신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돼 공급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한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치료제가 일부 고위험군에게만 제한적으로 접근이 허용됐던 만큼 올 하반기 재유행 단계에서는 치료제의 접근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됐다.
정 교수는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모두 접근성이 쉽게 확보되지 못했고 의료진의 처방권도 제한적으로 부여되고 있다"며 "항바이러스제들이 다른 변이 등장 시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면 초기에 빠르게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 교수는 "또 다른 펜데믹을 발생시킬 수 있는 후보 병원체는 있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기 위한 소통 채널 마련해야한다"며 "병원체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는 등 좀 더 준비가 된 식으로 펜데믹 후보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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