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중증도 향상과 외래진료 강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몸집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 의료원이 제4 병원으로 불리는 '미래병원' 추진을 구체화하고 있는 사이 기존 병원들은 지역 맹주 자리를 확고히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2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고대의료원 산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모두 신관과 미래관(외래관) 신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안암병원의 경우 2017년부터 시작한 신관 건축의 막바진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 신관의 경우 중증도 높은 주요 진료센터들이 포진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미 안암병원은 지난해 신관을 일부 오픈하면서 암센터와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 여성암센터, 갑상선센터 등을 배치해 진료를 실시 중이다.
여기에 안암병원은 신관 건축이 끝나고 본관 리모델링까지 완료되면 1인실과 2인실이 대폭 늘리는 한편, 중환자실과 수술실 등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이 탑재하는 등 의료 질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병원 숙원사업처럼 여겨졌던 인근 '안암역'과의 에스컬레이터 설치까지 완료했다.
안암병원 윤을식 원장(성형외과)은 "신관은 각 분야의 첨단기술이 융합된 의료서비스가 개발되고 적용되는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로서 융복합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중환자실과 수술실에는 AI시스템이 탑재돼 운영의 효율성과 환자의 안전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안암병원이 중증진료 체계 강화를 위한 신관 신축이었다면 구로병원 미래관 신축은 외래진료 체계 개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당장 8월 초 본격 운영될 예정인 구로병원 미래관은 지하 6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어져, 지하 2층부터 지하 6층까지는 주차장이 마련된다.
구로병원은 9월 중으로 미래관 공식 오픈 행사를 가지는 한편, 안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마이너 진료'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구로병원은 미래관의 주차 시스템 운영을 계기로 기존 주차타워 부지 활용을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본관과 신관에는 중증진료가 중심이라면 미래관은 외래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를 두고서 병원 내에서는 아쉬움 섞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구로병원 소속 A교수는 "미래관에 마이너 진료과를 배치한다는 것에 아쉬움이 존재한다"며 "서남부권 지역의 대표 병원으로서 암병원이나 심뇌혈관병원 등 정부의 기조에 맞춰 중증진료를 강화할 수 시스템 강화에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들 산하 병원들의 몸집 늘리기를 계기로 고대의료원 소속 교수들 내부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10위권 안팎인 청구액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4년간(2018~2021년 3분기)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구로병원은 2021년 기준 9위, 안암병원은 13위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구로병원은 2020년 요양급여 청구액 3428억원, 안암병원 3313억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고대의료원 소속 B교수는 "안암병원 신관, 구로병원 미래관 건립을 통해 청구액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다만, 실질적으로 청구액 상승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두고봐야 할 일"이라며 "체질 개선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제주대병원도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중증진료 체계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중증진료 강화를 위해 자체적으로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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