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지역 의대는 9.4 의정합의와 관계없이 신설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지방 의사 인력 부족은 지역 불균형이 원인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거나 의대 없어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의대 없는 지역 의대 신설은 합의문에 없어 추진해도 된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성명이다.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대 신설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의대 없는 지역 의대 신설은 명시된 바가 없어 이와 관계없이 신설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이 같은 주장은 꼼수로 합의문을 피해 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공공의대 신설 추진이 협의문 이행 사항인 것을 들어 이와 관계없는 의대 신설이 영리형 의대를 뜻하는 것인지 반문했다.
의대 정원 확대 없이는 지역 의대 신설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한 개 의대가 양질의 기초의학과 임상 교육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일정 규모의 교수진과 장비·지원·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모를 충족하려면 의대생 규모가 클수록 이점이 있고 이런 뒷받침이 없다면 양질의 실습 없이 학원의 주입식 교육만 이뤄지게 된다는 것.
가정의학과의사회는 관련 실패 사례로 서남의대를 들면서 양질의 교육을 위해선 오히려 현재 운영 중인 의대 수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또 우리나라는 현재 의료 선진국들과 비교해 전국 의대생 수 대비 전체 의대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짚었다.
지방 의사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의대 신설이 아닌 수도권 잉여 의사의 지방 흡수라는 설명이다. 또 이를 위해 정부·정치권은 대규모 보조금 및 감세 등 획기적인 유인책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지방은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간호조무사·변호사·회계사·기업 등 모든 인력이 부족한 것을 들어 관련 문제의 원인이 의대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건국 이후 의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의 집 앞의 상가에 병원이나 의원이 있지만, 혹자는 아직도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며 "정말 미래의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의대 정원을 줄여나가는 것을 고민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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