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고 있는 폐암의 질병부담으로 봤을 때 학회의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폐암학회가 환자를 대면하는 임상의사와 다양한 학제의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살펴보면 2020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180명)으로 폐암은 2만8949명으로 2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국내 갑상선암의 90%가 과다진단이라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을 만큼 치료할 필요가 없는 암인 경우가 많아 사실상 폐암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라고 볼 수 있다. 발병률이 높은 만큼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폐암 발병률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난 2000년 폐암연구회로 발족한 뒤 2004년 대한폐암학회로 명칭한 뒤 20년이 넘은 학회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로 2년간의 이사장 임기를 마치게 된 대한폐암학회 김영철 이사장(화순전남대병원)은 폐암의 질병부담이 커지는 상화에서 학회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김 이사장은 2년간 임기를 마치는 소회와 관련해 "폐암학회 창립멤버로 20년간 여러 위원회 일은 물론 이사장까지 학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큰일을 마치고 있는 시점"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있었지만 학회 유튜브 채널 운영부터 국내 폐암 팩트시트 개발, 보험관련 사업 등 여러 도움을 통해 사업이 잘 진행된 2년이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지난해 임기를 시작하면서 강조했던 부분 중 하나는 진료지침 정립과 이에 대한 근거마련이다. 과학적인 진료지침과 실제 진료에서의 간극이 있는 만큼 이를 좁히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기존의 표준치료와 비교해 새로운 치료의 효과를 비교하는 대규모 3상 연구들이 성공하게 되면 표준치료가 새로운 치료로 바뀌게 된다"며 "폐암은 그런 변화를 매우 자주 볼 수 있고 이 때문에 진료지침도 자주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이사장이 바라봤을 때 진료지침의 범위 중 폐암에 시급한 것은 치료분야.
과거에는 병기별로 약물치료, 수술, 방사선 치료 등이 시행됐지만 현재는 1기부터 4기까지 약물치료와 관련된 업데이트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학회 입장에서도 이 부분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김 이사장은 "국내에서도 진료지침을 만들어도 자주 갱신하지 않으면 참조하기 어려운 '구'진료지침이 되는 문제가 있지만 국내 현실이 반영된 진료지침 개발은 필요하다"며 "작년에 진료지침 제정위원회를 발족하고 국립암센터의 국가암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 및 착수해 내년 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학회가 과학적인 근거만 제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협조하는 역할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과의 공동 심포지엄을 통해 논란이 많은 국내의 신약허가 및 보험등재 절차 관련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는 허가가 된 이후에는 동정적 치료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어렵고 보험이 안 되는 상황에서 높은 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허가 이후 급여가 되는데 시간을 최소로 줄이는데 초점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고 암질심 논의에 포함되는 전문가 구성에 대한 부분도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폐암 치료제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기존의 항암제를 더 선택적으로 효과적으로 암세포로 전달해 주는 ADC등의 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약을 사용하는 치료에서 앞으로는 몇 가지 약을 조합해 투여하는 시기가 도래하게 될 것인데, 결국 환자와 종양의 분자 수준의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로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시각이다.
"다학제 중심된 폐암학회…각 전문과 조화 중요해"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학제와 다양한 전공을 갖는 의료진들로 구성된 폐암학회가 조화롭게 나아가기 위한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커지고 폐암의 질병부담으로 봤을 때 학회의 할일은 더욱 많아지고 학회의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며 "폐암은 환자를 대면하면서 치료하는 임상 의사들의 역할은 물론 임상 진료과 외에도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과 기초의학까지 여러 학제의 의료진들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는 폐암을 잘 진단해 치료하는 것보다 조기에 진단하고, 폐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며 "폐암학회가 다양한 전공을 갖는 의료진들로 구성된 교향악단과 같아서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는 지휘해 나가는 지휘자와 악장 그리고 각 악기군의 파트장들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폐암 퇴치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위해서는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한 폐암검진과 조기진단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폐암 퇴치는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그래도 발생할 수밖에 없는 폐암환자는 조기에 진단해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며 "많은 연구들이 최선의 치료에 집중돼 있고 폐암검진과 조기진단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효과적인 폐암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폐암 발생률이 더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폐암이 전공분야인 만큼 이사장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학회 활동을 지속하고 폐암 조기진단을 위한 암 정복 연구 과제에서 좋을 결과를 얻기 위해 힘쓸 예정"이라며 "정년까지 폐암에 대한 신약 임상연구는 계속 맡아서 이 지역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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