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한 언론매체를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과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전날 대한한의사협회 기관지인 한의신문에 환영사를 내고,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 80%가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한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낡은 의료법의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로 한의학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이용한 진료행위가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법원은 '현대 진단용 의료기기는 과학기술을 통해 발명·제작된 것이며 과학기술의 원리와 성과를 의사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며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의료현장과 의사 중심 보건의료 패러다임도 이제 국민 시각의 변화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과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에 당원 60여 명과 술판을 벌인 과거까지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앞서 서 의원은 당 지도부의 '음주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참사 다음날 지역 당원 워크숍에서 술판을 벌여 빈축을 샀다. 더민주 이재명 대표는 즉각 당 윤리감찰단에 감찰 지시를 내렸고 서 의원은 "반성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서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약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일전에 성분명 처방에 동의하는 발언으로 의과계 반발을 산 일을 들어 한의사·약사들로부터 받은 후원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서 의원은 그 비서관조차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만취해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코로나19 방역법을 위반했다. 서 의원의 행태를 보면 비서관의 일탈은 놀랍지도 않다"며 "서 의원은 약사들과 한의사들로부터 받은 후원 내역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의과계 집단행동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9일부터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출입구와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규탄 대국민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점심·퇴근 시간을 이용해 시민에게 이번 대법원 판결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를 올바른 판결이라고 보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조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대법원은 초음파기기가 안전하다며 한의사가 사용해도 국민 건강에 위해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68회나 사용하면서도 환자의 자궁암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한 오진"이라며 "조기 진단에 실패해 병을 치료할 기회를 잃은 환자는 무슨 잘못인지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한 시민은 2년간 자궁내막암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듣고 "그러면 사람이 죽지"라며 조사에 응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민은 "판결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의사의 잘못은 차치하고라도 대법원이 더 문제"라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1000명의 응답자가 모일 때까지 이 같은 여론조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통해 대법원 판결의 황당함을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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