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올해부터 필수의료 정책을 포함한 보건의료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출입 전문기자협의회는 지난 8일 박민수 제2차관을 만나 현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성을 확인하고 큰 그림을 들어봤다.
최근 전국을 누비며 광폭 행보 중인 박 차관은 의료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의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의료정책에 녹여낼지 고민중이다.
■윤 정부, 필수의료 관심있나?
박 차관은 보건의료 일각에서 '윤 정부, 과연 필수의료정책에 관심이 있나?'라는 우려 섞인 시각에 대해 "현 정부가 필수의료정책에 관심이 없다는 주장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건강보험은 동전의 앞, 뒷면처럼 건보 효율화를 통해 재정을 추가로 확보해야 필수의료 분야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필수의료를 건강보험 이외 별도로 국고를 투입해 운영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취했다.
기본적으로 '의료'서비스는 공동구매 제도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큰 틀에서 구매하는 기본조건이 '수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필수의료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윤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의료정책의 시작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수의료 대책 중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과 관련해 일단 전국 수련병원의 수술실,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의 근무실태를 조사해 인력수급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차관은 한방 건강보장성 강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의료적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면 한의 보장성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의료인력 확충 대안은?
그는 필수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 확충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필수의료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미용성형으로의 쏠림 때문"이라며 "현재도 강남구보건소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성형외과 간판을 내건 개원의 중 성형외과 전문의는 8.5% 수준이다. 이외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타과 전문의"라고 말했다.
그는 "미용성형분야는 건강보험이 지원해야 할 분야가 아니다. 이는 필수의료가 아닌 '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도 국내를 방문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볼 때 국내 (미용성형 분야)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바이오 분야도 해당 산업이 성장하려면 인력이 필요하듯이 미용성형분야 산업도 인력이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산부인과 등 타 전문의가 이동하면서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적절하게 의과대학 정원도 증원하고 의료계 주장처럼 해당 (필수의료)분야에서 의료진의 근무여건도 살펴주는 등 2가지가 패키지로 가야한다"면서 "그럼에도 (미용성형으로) 빠져나가겠지만 그나마 덜 빠져나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지금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료체계 그대로 두면 필수의료 분야는 계속 무너진다는 게 그의 우려다.
■윤정부, 의료일원화 추진할까?
또한 박 차관은 의료인력확충 방안 일환으로 의료일원화 추진도 현 정권에서 시도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정부가 의료인력 확충 논의에 가속 페달을 밟을 조짐을 보이면서 의료일원화를 통한 인력확보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
박 차관은 "의료일원화는 앞서 김강립 전 차관 시절에도 추진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의·한 모두 찬성하지만 세부 논의에 들어가면 완전히 달라진다"며 "현실적으로 대화를 통해 의견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을 지 알수 없다"고 내다봤다.
의료계는 한방 흡수통합을 원하지만 한의계는 병립을 원한다. 즉, 양측이 원하는 일원화 모형이 달라 의견일치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그럼에도 (의료일원화는)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이는 의대정원을 확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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