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제약사 영업사원이 많이 찾아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체 1조 3000억원 시장에 가깝게 성장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4월부터 대변화를 맞이했다.
몇 년간 의학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류돼 왔던 '당뇨병 치료제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와 주요 오리지널 품목의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의약품(제네릭) 출시가 동일한 시기에 겹치면서 처방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영업‧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임상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혼란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치료제는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급여도 동시에 확대하면서 치료제 시장의 급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 4월 대변화 속 혼란 우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당뇨병 치료제의 병용 인정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SGLT-2 억제제 성분을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약제 조합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간 급여기준은 SGLT-2 억제제 중 다파글리플로진만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와 2제 병용으로 인정해 다파글리플로진을 제외한 SGLT-2 억제제 계열 성분의 원활한 사용이 어려웠다.
이번 개정으로 이프라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에르투글리플로진와 같은 SGLT-2 억제제 성분도 병용 시 급여가 가능해졌다. 이어 현재는 2제 요법을 2~4개월 이상 투여해도 HbA1C가 7% 이상인 경우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조합,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치아졸리디네디온 조합도 인정된다.
여기에 4월 8일에는 다파글리플로진의 오리지널 품목인 포시가의 특허가 만료, 149품목에 달하는 후발약들이 일제히 출시된다. 단일제 89품목과 복합제 60품목이다.
또한 보령 트루다파, 한미약품 다파론 등 염변경 자료제출의약품 등도 일제히 출시된다.
그야말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지각변동이 4월에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다.
임상현장에서는 이 같은 대변화에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한다. 특정 품목이 아닌 클래스(계열) 별로 병용 기준을 나눴기 때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삭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약에 대한 제한 없이 클래스 별로 급여기준을 개정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진료비 심사 과정에서 삭감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대형병원은 아니겠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일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클래스 별로 급여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에 기존 조합 외에 다양한 약물의 조합이 가능해졌다"며 "예를 들어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나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를 쓰던 환자에게 고민할 필요 없이 아무거나 처방할 수 있게 됐다. 급여 고민 없이 쓰게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혼란이 벌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의료기관 제약사 영업사원 '문전성시'
그렇다면 실제 처방이 이뤄지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임상현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일단 지난 달 말부터 국내 제약사 소속 영업사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포시가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이 쏟아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자사 의약품 처방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
제네릭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영업‧마케팅 포인트가 일률적이기에 자주 방문하는 것 이외에는 특징이 없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주된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내과의사회 임원인 A내과 원장은 "제약사에서 영업사원들에게 상당히 압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사실 지난해 테네리글립틴 성분 테넬리아부터 포시가까지 인상이 남는 마케팅 사례를 찾아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들이 임상시험을 한 것도 아니고 제네릭을 출시한 것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이 크게 없다"며 "선택지는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너무 많은 품목이 나온 점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임상현장에서는 공통적으로 SGLT-2 억제제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했다.
처방시장에서 5000억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DPP-4 억제제 시장과 대비된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DPP-4 억제제 시장에 5000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는 사이 SGLT-2 억제제는 점진적으로 성장해 2000억원 가까이 근접했다. 혈당조절 뿐만 아니라 체중조절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급여 확대를 계기로 SGLT-2 억제제의 더 큰 성장의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인 또 다른 B 내분비내과 교수는 "그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SGLT-2 억제제의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친밀감도 떨어지는 점도 있지만 급여 문제였다"며 "급여도 풀리고 제약사들도 덩달아 영업에 집중하기에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SGLT-2 억제제가 세 번째 약제로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급여가 해결됐기에 계열 별 약제 중 가장 큰 수혜를 볼 것 같다"며 "시장 성장이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총무부회장(서울내과)은 "DPP-4 억제제 시장이 큰 이유 중 하나가 체중 감소에 민감한 환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물론 체중이 나가는 환자는 체중이 감량된다는 점에서 SGLT-2 억제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매출 성장의 긍정적인 요소는 맞다. 다만 요로기에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두 계열 간 치료제의 매출 변화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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