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학술
  • 연구・저널

MASH 신약 승부 돌입…효과·가격·편의성 삼박자 경쟁

발행날짜: 2025-08-23 05:30:00

[기획 -하] MASH 영역 넘보는 GLP-1 계열 비만약 존재감 과시
비용-효과성·투약 편의성·섬유화 역전까지 성분간 경쟁력 '차이'

#2024년 2월 레스메티롬 MAESTRO-NASH 3상
#2024년 6월 터제파타이드 2상
#2024년 11월 VK2809 2b상
#2025년 4월 세마글루타이드 3상
#2025년 5월 에프럭시퍼민 2b상
#2025년 8월 세마글루타이드 FDA 가속승인

자고 일어나면 새 임상 결과가 발표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의 신약후보물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적응증에 대한 이야기다.

레스메티롬(상품명 Rezdiffra)이 '첫 신약'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지 1년이 지났지만 초고가와 제한적 효과라는 현실적 한계로 인해 임상 현장의 신뢰를 완전히 얻지 못했다. 이는 후속 약물들에게 더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는 계기가 된 것.

비만약으로 잘 알려진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간 수치 개선이 아니라, 비만 관리와 대사 개선이 동반된 실질적 효과를 보여주며 이달 FDA의 MASH 적응증 가속 승인을 받은 것도 '실질적으로 쓸만한' 후발주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21일부터 국내에서 처방되기 시작한 비만약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비롯해 에프럭시퍼민 등 다양한 기전의 성분들도 MASH 관련 임상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내놓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MASH 치료제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은 약물이 아니라, 환자와 임상가 모두가 인정하는 확실한 치료 효과와 합리적 접근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약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전문가들 본 MASH 신약의 성공 조건에 대해 들었다.

■비싼 실패 레스메티롬…아직 풀지 못한 '비용-효과성' 문제

세계 최초의 MASH 치료제 레스메티롬이 FDA 허가를 받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임상 현장에선 '혁신적 돌파구'는 아니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효과는 제한적이고, 가격은 지나치게 높기 때문.

레스메티롬은 섬유화 2~3단계 M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MAESTRO-NASH 연구에서 섬유화 개선과 MASH 해소율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승인을 받았지만 '최초 신약'이라는 타이틀을 빼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가치를 지닌다고 보긴 어렵다.

최원혁 건국대병원 간센터장(대한간학회 감사)은 "레스메티롬의 MASH 관해율은 25~30%지만 위약군 역시 10%에 달한다"며 "섬유화 개선률도 각각 27%, 14%로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연간 25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고려하면 '절반 이상 환자에서 호전' 같은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어렵다"며 "가격 대비 임상적 가치가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의사도 환자도 만족할만한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레스메티롬은 '효능과 비용 사이의 괴리'가 드러난 첫 사례라는 것이 그의 평가. 이로 인해 앞으로 출시될 약제들이 최소 레스메티롬를 넘어서는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일종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 교수는 "환자 측면에서도 장기 복용을 감수할 만큼 확실한 개선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순응도에 대한 우려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레스메티롬은 스스로 시장을 지배하기보다는, 후발주자들에게 넘어야 할 허들로 기능하고 있고 이는 곧 후발주자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레스메티롬 비켜" 비만약 계열 약제들 존재감 과시

레스메티롬이 마련한 '최초'라는 무대 위에 다양한 후보군이 뛰어들고 있다. 현재 임상 최전선에서 거론되는 주요 기전은 ▲GLP-1 계열 ▲FGF21 계열 ▲PPAR 작용제 ▲차세대 THR-β 작용제다.

다양한 후보물질들이 2~3상의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성공 신약의 조건들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원혁 간센터장은 "레스메트롬의 경우 1년간 세, 네 명을 치료해야 한 명에서 관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선뜻 치료를 시작하자고 권유하기도 어렵다"며 "환자들에게 설득력이 있는 약물이 되기 위해선 적어도 두 명 중 한 명에선 관해를 달성할 수준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나오는 임상 결과를 보면 70% 이상 관해를 달성하는 약물이 있어 이런 지표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임상 현장에서 쓸만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3년 공개된 에프럭시퍼민 2/2b상 연구에서 50 mg 투여군의 76%, 28 mg 투여군의 47%가 관해를 달성한 바 있다.

항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체중감소와 대사개선 효과가 워낙 커서 MASH 적응증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임상 데이터를 보면 두 약물 모두 간지방 감소뿐 아니라 MASH 관해율 50%를 넘긴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는 2021년 연구에서 0.4 mg, 72주 투여로 MASH 관해율 59%(위약 17%)를 기록했지만 섬유화 개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GIP/GLP-1 이중작용제 마운자로는 지난해 발표된 SYNERGY-NASH 2b상에서 10mg, 15mg 투여군 모두 MASH 해소율 50% 이상을 보고했고 동시에 섬유화 개선률도 위약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최원혁 간센터장은 "비만과 지방간을 따로 떼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중이 늘면 지방간이 생기고, 지방이 쌓인 것을 넘어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면 MASH 단계가 된다"며 "따라서 근원적인 병태생리학을 따진다면 아무래도 체중 감소 약물이 MASH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간학회 부총무이사)도 비만약의 MASH 적응증 확대 및 임상 활용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이 교수는 "위고비가 FDA에서 적응증 확대 가속 승인을 얻으면서 임상의가 기대하는 수준의 약제로는 출시가 가장 앞섰다고 본다"며 "이중작용제 기전의 마운자로는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MASH 치료에서도 상응하는 효과가 나타내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GLP-1/GCG(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서보두타이드(survodutide) 역시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다가 MASH 쪽으로 확장 연구 중인 후보물질이다.

임상 2상에서 최대 19% 체중 감량을 보여서 위고비보다 강력한 수준을 나타냈고, 최근 발표된 임상 2a 연구에서 48주 투여 시 MASH 관해율은 최대 47%(위약군 12%)에 달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원 교수는 "비만약은 이미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어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최근 약제비용이 낮아지고 있어 한달 기준 저용량은 28만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만 관련 지방간 환자가 80%는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중을 방치하면서 지방간만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긴 어렵다"며 "위고비와 같은 약제가 MASH 적응증을 획득한다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많이 투약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MASH 환자의 상당수는 비만·당뇨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간 섬유화만 개선하는 약보다는 체중·대사 지표 개선, 심혈관 사건 감소까지 입증한 약물이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는 것.

■미리 보는 후보군 경쟁력…효과에 편의성은 덤

임상 전문의들이 본 최대 다크호스는 FGF21 아날로그로 에프럭시퍼민이 꼽힌다.

간, 지방조직, 뇌에 모두 작용하면서 지방 대사·포도당 대사·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 대사 조절 호르몬인 FGF21의 작용을 강화하는 방식의 에프럭시퍼민은 강력한 관해 효과에 투약 편의성, 간 섬유화가 진행된 환자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간 조직 회복 효과까지 나타내고 있다.

이승원 교수는 "임상의로서 에프럭시퍼민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며 "각 약제마다 기전과 효과, 이상반응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에프럭시퍼민은 관해율을 포함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발표된 2b상 HARMONY 연구에서 에프럭시퍼민 50mg(76%) 및 28mg(47%) 투약군에서 섬유화 악화 없이 NASH 해결을 보였으며, 이는 위약 비율(15%)의 3~5배에 달했다.

지난 5월 발표된 연구(DOI: 10.1056/NEJMoa2502242)에선 MASH로 인한 보상성 간경변증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간 조직 회복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보상성 간경변증은 간경변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지만, 아직 간이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어서 뚜렷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

기존에는 간경변 이후에는 질병의 자연경과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이번 연구는 섬유화가 가역적일 수 있다는 근거를 추가로 제시한 것.

이승원 교수는 "에프럭시퍼민은 간 내 지방 축적 억제를 해주고 새로운 지방 합성을 억제해 염증 유발을 줄인다"며 "항섬유화 효과와 대사 전반 개선 등의 다중 타깃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주 1회 투약이라는 편의성을 갖췄다"며 "여러 기전의 약들이 2상, 3상을 거치고 있어 특정 시점에서 MASH 신약이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조직학적 개선보다는 비용-효과성부터 하드 사건 감소, 편의성 등이 약제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