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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새는 골다공증 급여기준..."현행기준으로 골절 예방 불가능"

발행날짜: 2023-05-19 05:19:00

골대사학회, '지속치료' 권고하는 국제 치료 흐름과 반대
잘못된 기준으로 20년간 연평균 1조원의 절감 효과 놓쳐

골다공증 급여 확대가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안할 때 오히려 재정 절감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골밀도 T-점수 -2.5를 넘으면 급여가 1년만에 중단되지만 이를 계속 유지할 경우 골절로 인한 의료비, 돌봄노동, 사회경제적 비용, 세수 감소 등을 포함, 20년간 연평균 1조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OECD 국가들의 보험 기준 및 국제적인 치료 가이드라인 역시 지속 치료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흐름에 동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골대사학회는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노인 골절 예방 선순환을 위한 골다공증 정책개선 토론회를 진행했다.

다른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은 골다공증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특수성을 갖는다.

유준일 보험정책이사(인하대병원 정형외과)

현행 급여기준은 약물 투여기간을 제한하고 있어, 약물 치료 기간 중 골밀도 T-점수가 -2.5를 넘으면 1년만에 급여가 중단된다. 이는 골다공증 '지속 치료'를 권고하는 국제적인 치료 흐름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현행 급여기준으로는 환자의 향상된 골밀도 유지 및 골절 예방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골밀도는 신체노화에 따라 자연 감소하고 폐경기에 이르면 골 감소 속도가 10배 가속화돼 매년 1~3%씩 골밀도가 약화된다. 약제 투약으로 골밀도를 개선해도 이는 일시적일 뿐 꾸준한 치료가 없으면 골다공증 골절은 향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반면 1년 이내의 투여기간 제한 기준이 설정된 이후 10년 넘게 이에 대한 개선이 없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개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골다공증 치료환경 개선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를 발표한 유준일 보험정책이사(인하대병원 정형외과)는 비용 대비 효과성 측면에서 급여 확대가 재정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1년으로 고정된 투여기간 제한을 풀어줄 경우 단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소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를 통한 골절 예방 효과는 장기적으로 입원비, 돌봄비용, 장애 발생으로 인한 경제활동 감소, 세수 감소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유 이사는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2025년 여성 척추 골절 발생은 2012년 대비 1.5배 증가가 전망되지만 급여 기준이 10년간 묶이면서 골절 예방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골다공증 골절은 신체 기능 및 독립성을 훼손하고 이는 건강을 악화시켜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를 야기한다"며 "골다공증 골절 발생 시 골다공증이 있으면서 골절이 없는 환자 대비 입원, 외래, 약제 등 골다공증 연관 의료비용은 1인당 약 80%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7~2011년 데이터 분석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5년치 직접 의료비용은 6891억원이었고, 간접비용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은 5년간 1조 165억원으로 연평균 2033억원으로 추산된다"며 "골다공증 골절을 막는 것이 의료비용 증가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10여년 전 자료이기 때문에 현 시점으로 계산하면 비용이 더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는 게 학회 측 판단. 2014~2015년 골절 환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고관절 골절 환자 1명의 1년간 의료비용은 평균 1140만원으로 의료비에 영향을 주는 주요인은 추가 골절 및 입원 여부였다.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1인당 연금지출 증가액 및 세수 손실 추산액

실제로 재골절 발생 시 의료비는 평균 1.9배, 입원은 12배 증가시켜 재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지출 관리에 관건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유 이사는 "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2003~2013년)의 65세 이상 노령층 의료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골절 경험자는 미경험자 대비 3년 일찍 장기요양에 진입한다"며 "골절 경험 이후는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워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대상이 되며,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액은 연간 1710억원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골다공증 골절은 영구 장애의 위험을 높여 연금 지출액을 높이고 세수 손실을 유발한다"며 "경제활동이 활발한 55세의 골절을 가정하면 1인당 장애인 연금 지출은 2600만원, 노령 연금 지출은 4110만원, 세수 손실은 5360만원까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환자 본인의 생산성 손실만을 고려한 것으로, 가족구성원의 돌봄노동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회적 비용은 더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는 "2021년 발표된 연구는 국내 5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7.3%로 50세 이상 골다공증 여성의 T-점수가 5% 향상될 경우 20년간 730만건의 골절 감소를 통해 의료비는 52.8조원 절감(연평균 2.64조)될 것으로 추산했다"며 "치료율을 현재 대비 50% 향상할 경우 20년간 의료비는 연평균 1조원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현행 치료율 유지 시 2020~2040년까지 20년간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의료비는 265조원, 사회경제적 비용은 307조원으로 연평균 직접 의료비는 13.2조원, 사회경제적 비용은 15.4조원이 소요된다. 장기적인 임상 효과가 입증된 신약에 대한 최소 3년간 골다공증 지속치료가 국민의 직접 의료비용, 건보재정, 사회경제적 등 총 비용 발생 대비 저렴하다는 것.

▲학회, 수용 가능한 타협안 제시 '1년 → 최소 3년'

'중증 만성질환으로서 골다공증 골절 관리 방안을 위한 지속급여 검토'를 발표한 최용준 골대사학회 보험정책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현행 1년으로 설정된 보험적용 기준을 3년으로 바꿀 것으로 제시했다.

최용준 이사는 "골다공증으로 유발되는 재골절 발생 양상을 살펴보면, 골다공증 한번 발생 시 4년 내 약 27%에서 재골절이 발생한다"며 "이같은 골절 도미노를 막으로면 최초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OECD 국가별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적용 기준 표. 한국만 유일하게 1년 이내 급여 중단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그는 "골다공증 골절 관련 예방적 치료의 비용 대비 효과성은 사망률과 장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고관절 골절 최초 발생자 중 17.4%, 척추 골절 최초 발생자 중 5.7%가 1년 내 사망하는데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망위험은 유방암과 유사한 수준(20%)이며 자궁내막암보다 4배 높다"고 했다.

고관절 골절 후 환자 2명 1명은 골절 이전의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도 불가능하고 골절 이후 와병 생활이 시작되면 급격한 신체 기능 저하로 중풍, 폐렴, 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겪으며 사망하기 때문에 단순한 골절로 인한 비용만 봐선 안된다는 것.

최 이사는 "골다공증 골절 발생 시 폐렴, 뇌경색증 등의 합병증 치료 비용까지 생각할 경우 골절 예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액이 훨씬 크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며 "다른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 한국은 골다공증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꼬집었다.

골다공증 치료제인 데노수맙, 비스포스포네이트, SERM 제제, 졸레드론산 약제와 관련 영국, 미국, EU 국가는 모두 투여기간 제한이 없고 호주, 일본, 프랑스는 3개 약제에 대해 제한이 없다.

반면 한국만 유일하게 4개 약제 모두 투약 이후 T-점수가 -2.5를 넘으면 1년 이내 급여가 중단된다. 골절 환자의 경우도 3년 이내에 투약이 중단된다. 추적검사에서 -2.5 이하인 경우에만 계속 급여된다.

2022년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진료지침은 골다공증 치료 중 골밀도가 -2.5를 초과해도 골다공증 진단은 그대로 유지하고 non-BP 골흡수억제제의 경우 약물 휴지기를 권장하지 않으며, 임상적 필요성에 따라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학회는 보험 재정을 고려, 급진적인 제도 변화 대신 한발 물러선 중재안을 제시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직면한 만큼 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골절 예방'으로 두고 약물 투여기간 1년을 최소 3년으로 바꿔달라는 것.

최 이사는 "약제 투약으로 골밀도가 개선됐다고 해도 이는 일시적일 뿐 꾸준한 치료가 없으면 골다공증 골절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골다공증 약물의 6개월 치료율은 45.5%, 1년 33.2%, 2년 21.5%로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 지속 치료율은 당뇨병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골다공증 전문가 인식조사에선 골다공증 치료 환경 개선중 가장 시급한 과제로 '약물에 대한 제한적인 보험급여 조건'이 꼽힌 바 있다(64.4%)"며 "현행 급여기준으로는 환자의 향상된 골밀도 유지 및 골절 예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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