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이 국내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기업인 이오플로우에 대한 공개 인수 작업에 돌입한다.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기술인 '이오패치'를 자사 제품인 미니메드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인수자금만 최소 9천억원에 달하는 빅딜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인수 방법은 구주 인주와 제3자 배정 신주 인수권, 이후 이어지는 공개 매수를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각(미국 동부 표준시)으로 25일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메드트로닉 당뇨사업부 책임자인 달라라(Que Dallara) 사장은 "당뇨병 환자를 위해 보다 쉽고 편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웨어러블 패치를 통한 혁신적 기능을 제공하려 한다"며 "메드트로닉 제품의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인 '이오패치'를 세상에 내놓으며 주목받은 기업이다.
주입선이 없어 활동이 자유로우며 한번 부착하면 최대 84시간 동안 인슐린이 자동으로 주입된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물론 애플의 iOS 앱을 통해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단계 더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를 기반으로 곤지암에 연간 약 90만개의 패치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 것은 물론 중국 시노케어와 합작 법인을 세워 중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상태다.
사실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를 추진한다는 후문은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던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펌프를 개발한 인슐렛이 메드트로닉이 장악하고 있던 당뇨병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던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이오플로우가 인슐렛과 대등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인슐렛 시가 총액(20조원)의 20분의 1도 안되는 7천억원의 시가 총액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전 세계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 입장에서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려왔다.
인수 절차는 구주, 즉 현재 이오플로우의 대표이사인 김재진 대표와 미국 법인 대표로서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주요 주주로 등극한 루이스(Luis Malave)의 지분을 3만원에 인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현재 김 대표는 지분 18.58%(564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 25일 이오플로우의 종가가 2만 505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20%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이어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가 발행하는 신주인수권을 2만 4359원에 전량 인수해 인수 작업이 끝날때까지 운영 및 연구 개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주요 주주와 신주 인수를 통해 일정 부분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1주당 3만원을 기준으로 공개 매수에 돌입해 이오플로우의 주식을 회수, 장기적으로 상장 폐지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흡수 합병인 셈이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는 김재진 대표 등 주요 주주의 지분 확보와 신주 인수를 통해 절반 이상의 주식을 취득했을때로 명시됐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이후 공개 매수에 들어간다는 의미. 이에 따라 공개 매수가는 변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드트로닉은 이러한 구주, 신주 인수 및 공개 매수에 총 7억 3800만 달러, 현재 환율로 약 971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메드트로닉의 자본 구조상 이는 2024년 조정 주당 순이익에 1% 미만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오플로우 인수 절차가 시작되면 메드트로닉은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이오플로우 패치의 알고리즘을 더해 현재 메드트로닉의 주력 기기인 미니메드 780G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오플로우의 기술력을 활용해 이미 장악하고 있는 인슐린 펌프 시장에 웨어러블이라는 옵션을 추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발표는 미국 시장의 개장과 이뤄진 것으로 한국에서는 오는 26일 주식 시장 개장과 함께 이오플로우의 공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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