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짜리 클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어느 곳에서나 혈압을 잴 수 있는 의료기기가 개발돼 주목된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플래쉬, 어플 등을 통해 가동되는 기기로 개당 가겨이 80센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가정혈압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지시각으로 30일 네이쳐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는 초저가 혈압기기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38/s41598-023-34431-1).
이 기기는 샌디에고 의과대학에서 스핀오프한 빌리언 랩(Billion Labs Inc)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BPClip'으로 불린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유닛, 즉 렌즈와 플래쉬에 클립을 고정해 엄지손가락을 대면 수초만에 혈압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여기에 부착하는 기기는 클립형 형태로 3D프린터로 인쇄된 제품이다. 핀홀 카메라와 유사한 광학 설계가 특징으로 사용자가 클립을 누르면 스마트폰 플래쉬가 손가락 끝을 비추며 이 빛이 채널을 통해 빨간색 원의 이미지로 카메라에 투사된다.
이렇게 투사돼 앱에 구현된 빨간색 원은 두가지 정보를 추출한다. 첫째로 원의 크기를 보고 사용자의 손가락 끝이 가하는 압력의 양을 계산하며 이어서 원의 밝기를 통해 손가락 끝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혈액의 양을 측정하게 된다.
이러한 두가지 정보를 통해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이 클립의 기능이다.
실제로 임상 결과 이 클립은 일반적으로 가정내에서 활용하는 커프식 혈압계와 거의 동등한 결과값을 내놨다.
임상 결과 수축기 혈압은 8.7, 평균 혈압은 8.4, 이완기 혈압은 5.5만의 평균 절대 오차(MAE)만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용 커프식 혈압계의 오차 범위와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이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연구를 위해 소규모로 제작한 단가도 약 80센트(한화 약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만약 제품이 상용화게 들어가 대량생산에 들어갈 경우 40센트~50센트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00원에서 600원 정도로 가정에서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현재 스마트폰이나 어플리케이션, 기타 기기를 활용한 장치들이 간략한 혈압을 체크하더라도 결국 커프식으로 보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때 매우 효과적인 가정혈압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임상을 진행한 에드워드(Edward J. Wang) 교수는 "불과 80센트의 투자만으로 커프혈압계와 동일한 성능을 낸다는 점에서 혈압 관리가 필요하지만 의료기관 등을 방문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획기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커프식 혈압계를 구비할 수 없는 저소득층 국가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경우 가격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치과에 가면 치실을 나눠주듯 대부분의 내과 의원에서 서비스 개념으로 이를 배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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