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으로 인한 현장 혼란을 호소하자 의료계가 반박에 나섰다. 산업계의 제도개선 요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9일 대한내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산업계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키우는 행위를 멈추라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계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6월 1일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감염병 심각 단계에서 활발히 이뤄진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우려했다. 비대면 진료 대상에서 초진 환자를 엄격히 제한하면서 산업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는 그동안 한시적 비대면 진료 건수 중 초진 비중은 1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공휴·야간·심야 초진율도 13%에 불과하다는 것.
비대면 진료의 대상을 축소한 정책이 육아 가구의 고통을 외면한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해선, 오진 위험성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가 소아청소년과 의료공백을 채우는 방편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본인확인의 어려움으로 의료기관 업무가 가중되고 이로 인한 혼란으로 국민의 불편이 커졌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시범사업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시작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은 맞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산업계가 플랫폼에 자체적으로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자 불가하다고 맞섰다.
진료데이터 주체는 의료기관인데다 앞서 일부 플랫폼이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정을 위반해 과태료 등의 처분 및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내놓은 자체 조사 결과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범사업 이후 비대면 진료 요청이 의료기관으로부터 거부되거나 취소된 비율이 시범사업 전보다 5배 정도 늘어 50%를 넘는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는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단기간의 수적 과장을 통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진료 취소율 증가가 사실이더라도 이는 진료 대상 제한 및 본인 확인 과정의 어려움 때문 만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는 "이는 의료접근성이 좋은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보다 복잡하고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한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일 뿐"이라며 "원산협은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수적 과장을 통한 불안감을 조성하기보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시기에 자행한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자문단을 구성해 주기적 평가하면서 시범사업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관련해 의료계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과의사회는 "짧은 시범사업 계도기간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의 보완적인 수단으로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의료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산업계 이익을 위해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지난 7일 비대면 진료 고충 상담센터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3개월간의 시범사업 계도기간 동안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문제점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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