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증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한창인 가운데 민간 주도 응급의료네트워크가 자체적으로 구축, 효과를 발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현재 응급의료 체계 보완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생적으로 중증응급 네트워크를 구축한 주인공은 부천세종병원.
6일 복지부 지정 심장전문병원인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통합형 응급 심장혈관질환 체계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를 구축해 가동 중이다.
부천세종병원은 협력병원을 모집하고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주도한 결과 수도권은 물론 충청, 호남지역에서 응급시설을 갖춘 2, 3차병원에서 참여 중이다. 에어 앰뷸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플라잉 닥터스도 참여하고 있다.
일명 세종심혈관네트워크의 핵심은 병원별로 복잡한 의료절차를 생략하고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센터 전문의를 핫라인으로 연결해 진단부터 이송까지 협의하고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부천세종병원은 국내 심장관련 14명의 전문의를 보유한 심장전문병원으로 최종 치료과 전문의가 24시간 365일 핫라인으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원부터 수술까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가령 중환자실 수용 능력을 초과하면 즉시 사내 메신저를 통해 공유하고 수용 능력 초과라는 메시지가 없으면 전원 수용을 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모든 의료진이 인지할 수 있다. 전원 문의를 받는 즉시 수용 가능 여부를 응답할 수 있는 셈이다.
전원 수용 가능 상태에서는 무조건 전원 의뢰를 수용하는 게 방침으로 만약 수용 능력 초과로 전원이 어렵다면 즉시 네트워크에 해당 상황을 공유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했다.
또한 수술 후 환자가 어느 정도 회복하면 환자 연고지인 최초 병원으로 다시 안전하게 이송하면서 환자의 편의성을 높여 협력병원과의 상생도 이끌었다.
부천세종병원 이명묵 병원장은 "네트워크 구축의 필수조건은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병원 차원의 전사적인 우선순위 선정과 전체 의료진의 협조"라며 "병원 규모를 떠나 전원 의뢰 병원이 언제나 믿고 의뢰할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현장에서 세종심혈관네트워크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전북 소재 원광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60대 환자는 닥터헬기편으로 부천세종병원으로 1시간여만에 신속히 전원, 대동맥박리 등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당시 전원 여부는 병원간 핫라인으로 1분만에 결정됐다.
해외에 거주하다 현지에서 심실세동(부정맥)으로 심정지까지 왔던 10대 환자도 에어앰뷸런스 회사의 전원 요청을 받은 부천세종병원에서 신속히 치료를 받고 완쾌했다.
부천세종병원 손봉연 진료협력센터장은 "지금까지 전원 의뢰를 100% 수용했다"며 "현재 골든타임을 지켜내기 위한 병원 및 기관간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전국 각지의 협력병원 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천세종병원은 강원, 영남 등 소재 협력병원도 추가로 모집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세종심혈관네트워크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중증 응급환자의 수용 지연 등 현행 응급의료체계 문제의 보완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묵 병원장은 "빠른 전원과 수용은 신속한 치료과정의 필수 선행과제"라며 "전원과 수용 관련 시간을 절약한 의료진은 또 다른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장은 대형 상급 종합병원이 아닌 의지를 가진 민간병원이 주축이 돼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부천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의료행위에 있어 지역별, 규모별 역차별은 있을 수 없다. 병원간 유기적인 연결망을 앞으로 더 촘촘히 강화할 방침"이라며 "365일 24시간 상시 수용 가능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원 수용 병원 의료진의 희생과 노력이 따르는데 인적·물적 희생을 감내하면서도 골든타임 사수라는 사명감으로 현실에 걸맞게 구성한 민간 네트워크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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