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권이 의대 증원에 힘을 실으면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관련 논의에서 각계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히자 의료계는 9.4 의정합의를 준수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하라고 맞서는 모습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정치권의 의대 증원 압박이 본격화했다. 정치권에서 의대 증원, 공공의대 신설을 담은 법안을 잇따라 발의한 것에 이어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안협의체 외에 여러 위윈회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정의당이 지난 7월 공공의대법을 발의한 것에 이어 국민의힘에서도 지난달 '경상남도 내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의과대학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다. 의대를 신설해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고, 이들이 의사가 된 후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안이다.
이어 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의료확충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의대 정원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엔 지역의료‧교육‧법률‧통계‧언론‧재정 전문가 및 보건의료 수요자‧유관부처 관계자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의료계는 이 같은 정부·정치권 움직임은 9.4 의정합의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2020년 정부·여당은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대 정원을 논의키로 합의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미 의대 정원 논의가 의정협의체를 대신하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을 발의하거나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행보가 9.4 의정합의를 위배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정치권 움직임은 의료계를 배제하고 일방적인 의사 인력을 증원하려는 것으로 비친다는 주장이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이 보다 시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의료계 협력을 위해선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9.4 의정합의가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합의라고 해도 정부가 한 약속은 신뢰가 중요하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존중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계 협력을 위해선 9.4 의정합의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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