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가 녹내장 위험을 최대 39%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최적의 관리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진행될 경우 CCB 약제를 다른 계열로 교체하거나 사용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안과연구소 앨런 카스트너(Alan Kastner) 등 연구진이 진행한 CCB 투약과 녹내장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7일 게재됐다(Doi:10.1001/jamaopthalmol.2023.3877).
칼슘은 혈액을 응고시키고 혈관 수축 작용을 돕는다. CCB는 혈관 벽에 있는 칼슘 채널을 차단해 칼슘이 혈관의 근육세포로 흐르는 것을 방지해 혈관 근육이 더 이완되게 만든다.
또 심장의 칼슘 채널을 차단해 심박수를 감소시킴으로써 심장의 작업 부하를 줄이고 이를 통해 혈압을 낮춘다.
앞서 실험실 연구에서 CCB가 녹내장을 가진 사람에서 안구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보고됐다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대규모 코호트 분석을 통해 CCB와 녹내장의 연관성 조사에 착수했다.
녹내장 상태, 안압(IOP) 및 광학 간섭성 단층 촬영(OCT)을 통한 내부 망막층 두께 분석 데이터를 가진 2006~2010년의 영국 코호트 바이오뱅크 참가자 총 42만 7480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녹내장 상태와 안압, 내부 망막 두께 매개 변수인 황반 망막 신경 섬유층(mRNFL), 황반 신경절 세포-내부 플렉시폼층(mGCIPL) 두께를 토대로 로지스틱 회귀 분석 및 선형 회귀 분석으로 연관성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사회통계학적, 의료적, 인체측정학적, 생활양식적 변수를 조정한 후 CCB(다른 항고혈압제 제외)의 사용은 녹내장 발생률의 39% 증가로 이어졌다(OR 1.39).
CCB 사용은 더 얇은 mGCIPL(-0.34 μm) 및 mRNFL(-0.16 μm) 두께를 유발했지만 안압(-0.01 mmHg)과는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CCB 사용과 녹내장 사이의 부정적인 연관성이 관찰됐다"며 "CCB 사용자는 녹내장 확률이 평균 39% 더 높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구진은 "CCB 사용은 더 얇은 mGCIPL 및 mRNFL 두께와도 연관돼 녹내장과의 연관성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했다"며 "인과관계가 확립되지는 않았지만 최적의 관리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진행될 경우 CCB 교체 또는 사용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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