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DT-MRI)만으로 자폐증을 98%의 정확도로 잡아내는 인공지능(AI)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자폐증 치료에 있어 가장 큰 허들이 진단 지연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마침내 조기 진단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29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 연례회의(RSNA 2023)에서는 자폐증 진단 AI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자폐증은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언어와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기며 이로 인해 인지 발달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보통 언어 훈련과 놀이치료, 행동치료 등 전방위적 통합 치료가 이뤄지며 적어도 5세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역시 진단이다. 영아기에는 사회적 활동이 거의 없는데다 언어 등의 발달 또한 아이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증상을 의심하고 의료기관을 찾는 나이가 보통 3세 이후가 되는 이유다.
또한 3세 이전에는 언어나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을 찾더라도 진단과 검사가 쉽지 않은 것도 한계로 꼽힌다.
미국 루이빌대 모하메드(Mohamed Khudri)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개발한 자폐증 진단 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만약 DT-MRI만으로 자폐증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뇌의 각 영역간 연결 수준을 나타내는 이미징 마커를 추출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알고리즘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또한 연구진은 자폐증 뇌 영상 데이터 교환(Autism Brain Imaging Data Exchange-II)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얻은 24~48개월 사이 어린이 226명의 데이터를 이 인공지능에 대입해 성능을 평가했다.
이 데이터에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영유아 126명과 정상적인 발달을 하고 있는 어린이 100명의 뇌 MRI 영상이 포함됐다.
그 결과 이 인공지능은 전체 정확도 98.5%라는 매우 높은 성능을 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민감도는 97%, 특이도는 98%를 기록했다.
적어도 100명의 자폐증 환아 중 97명이상은 정확하게 자폐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연구진은 이 인공지능이 자폐증의 조기 진단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협조가 쉽지 않은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하메드 교수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3년 자폐증 보고서에 따르면 자폐증 환아 중 3세 이전에 진단을 받은 경우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 중 30%는 8세가 넘어서야 진단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3세 이전에 자폐증을 98% 잡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며 "또한 아이의 협조 없이 MRI 영상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업무를 최대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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