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현장에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으로 평가받는 담도암.
이 가운데 최근 담도암 1차 치료 급여 등재를 노리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주(더발루맙)가 주목받고 있다. 임상현장에서는 급여 적용 시 부담할 건강보험 재정을 우려해 쉽지 않은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8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임핀지를 비롯한 주요 치료제에 대한 급여기준 적정성을 심의했다.
앞서 임핀지는 담도암 1차 치료로 국내 적응증을 추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임상현장에서 비급여로 활용 중이다. 적응증 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심평원의 급여적용을 신청, 본격적인 급여 과정을 밟고 있다.
암질심 회의 결과, 임핀지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서 급여기준 마련에 실패했다.
'재논의'가 아닌 '급여기준 미설정'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암질심은 담도암 1차 치료에 임핀지와 함께 화학요법으로 투여되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은 본인 일부부담을 인정하기로 했다.
해당 방안이 최종 복지부를 거쳐 확정된다면 임핀지는 비급여,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은 급여로 적용돼 환자 본인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겉으로 봤을 때, 화학요법으로 함께 투여되는 다른 두 개의 치료제가 본인 일부부담을 줄어들면서 환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환자 부담이 줄어드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젬시타빈은 병당 20만원 이하 상한금액이 설정돼 있고, 시스플라틴 역시 병당 2만원 이하로 약값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임핀지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임상현장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담도암 1차 치료 3주 요법으로 임핀지를 투여할 경우 환자 부담은 약 1300만원 가량이다. 3주 요법 적용 시 1일차에 임핀지+시스플라틴을 투여 받고 8일차에 세포독성 항암제인 젬시타빈은 투여받는 형식이다.
다시 말해, 환자 입장에서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이 급여로 적용된다 하더라도 비급여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제약사 측에서 환자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부담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현장에서 담도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지 않다보니 임핀지의 활용도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임핀지는 지난해 처방 매출액으로 524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 3분기 55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선 것이다.
임상현장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적 부담이 증가됨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환자 치료에 있어 급여의 필요성도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담도암 환자 대부분 1차 치료로 임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급여로 적용된다면 건강보험 재정부담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분당차병원 암센터장인 전홍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임핀지는 사실상 담도암 전체 환자가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급여 적용 시 정부의 재정적인 부담도 고려안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치료제 부담으로 인해 환자들도 부담이 느끼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화학요법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급여의 필요성도 존재하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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