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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나온 콩팥병 신약 케렌디아 조기 관리 시대 열었다"

발행날짜: 2024-07-08 05:30:00 업데이트: 2024-07-08 10:41:00

인디에나의대 라지브 아가왈 교수, 심혈관계 효과 주목
분당서울대 최성희 교수, 1차 의원 검사 과제 해결 강조

2형 당뇨병은 만성 신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말기 신부전의 주요 원인 중 당뇨병이 약 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대한신장학회가 발표한 '말기 콩팥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말기 신부전의 원인 중 당뇨병이 약 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문제는 그동안 제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병을 관리할 치료옵션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최근 '케렌디아(피네레논, 바이엘코리아)'가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되며 열악한 치료 환경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 20여 년간 RAS 억제제(레닌 안지오텐신계 억제제) 외 신약이 부재했던 의료진에게 새로운 '무기'가 쥐어진 것이다.

왼쪽부터 미국 인디애나의대 신장내과 라지브 아가왈(Rajiv Agarwal)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8일 메디칼타임즈는 신장학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케렌디아 임상에 참여한 미국 인디애나의대 신장내과 라지브 아가왈(Rajiv Agarwal) 교수와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이사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국내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 관리의 중요성과 이에 따른 신약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Q. 우리나라는 현재 당뇨병 환자에서 말기 신부전이 증가하는 속도가 세계 1위로 관리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측면에서 바라보는 특징적인 배경이 무엇일지?

라지브 아가왈 교수(이하 아가왈) : 아시아 사람들이 소변 내 단백질 수치가 더 높은 편이다. 만성 신장병의 진행 속도(Rate of Progression)를 높이는 특정 유전자로 인한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식이, 혈압 관리, 당뇨 관리,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진행 속도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소식은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치료법이 비아시안 환자뿐만 아니라 아시안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작용하거나, 어떤 부분에서는 더 잘 작용한다는 것이다.

최성희 교수(이하 최) : 한국은 지난 15년 동안 당뇨병 진단율이 굉장히 높아졌다. 기존에 성인 집단에서 5~6%였다면 현재는 14%에 달한다. 2형 당뇨병 진단의 빠른 증가가 당뇨병성 만성 신장병의 빠른 증가율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치료가 즉시,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그 증가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병에서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치료제를 신장내과와 내분비내과에서 주로 처방하는데, 미국에서는 어느 과에서 처방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인가?

인디에나의대 신장내과 라지브 아가왈 교수

아가왈 : 케렌디아의 경우, 미국에서는 현재 처방의 80%가 1차 치료 의료진(Primary care doctor)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나머지 20%가 전문의에 의해 처방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신장내과와 내분비내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심장내과 전문의는 1%정도다.

이러한 처방 트렌드를 봤을 때 미국에서는 이미 1차 병원에서 이전에 미세알부민뇨라고 불리던 30-300mg/g의 알부민뇨를 발견하고, 2형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면 이를 진단해 신부전으로의 진행과 심장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최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초기에 치료하면 심장전문의까지 개입해야 할 정도로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병의 치료 목표가 바로 이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는 급여 기준이 엄격해서, 4주 동안 ARB(angiotensin receptor blocker) 또는 ACE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를 최대 내약 용량으로 사용했음에도 UACR > 300mg/g 또는요시험지봉검사(Urine Dipstick Test) 양성(1+이상), 25≤eGFR<75ml/min/1.73m2인경우 ARB 또는 ACE 억제제와 병용해 케렌디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미국에서 클리닉 처방율이 80%라고 하셨는데, 한국에서는 개원가의 검사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종합병원 위주로 케렌디아 처방이 이뤄지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가왈 : 아시다시피, 한국에는 케렌디아가 약 4개월 전에 출시됐다. 치료의 핵심은, 질환의 인지도를 높이고 검사를 통해 만성 신장 질환을 조기에 발견(Screening)하는 것이다. 만성 신장질환은 대개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나 통증이 없고, 소량의 단백뇨 등 수치의 증가만 있을 수 있다.

: 만약 환자들이 신장 질환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다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ADA, KDIGO, AACE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모든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최소 1년에 한 번 eGFR과 UACR을 모두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eGFR이나 알부민뇨를 측정하도록 권장하는데 이에 비해 안타깝게도 한국의 1차 진료에서 eGFR과 알부민뇨를 측정하는 비율이 10~20%에 불과하다. SGLT-2 억제제 출시 이후 이러한 진단 검사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Q. 미국에서는 케렌디아가 도입되면서 임상 현장의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한국에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기대하는지?

아가왈 : 케렌디아는 염증이나 섬유화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혈압을 개선하고, 알부민뇨도 감소시킨다. 염증이나 섬유화에 대한 것은 동물 실험에서 확인된 결과인데, 사람에 있어서는 투석이나 신부전, 심혈관계 사망으로 진행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결과(outcome)로 확인되는 케렌디아의 다양한 혜택이다.

: 기대하는 점은, 라지브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여러가지 ARB, ACE억제제, SGLT-2 억제제들도 신장질환에 혜택을 확인했지만,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mineral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인 케렌디아와 같이 만성 염증이나 신장의 섬유화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이를 직접적으로 타깃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이 나왔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케렌디아는 초기에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했을 때 병태생리(pathophysiology)에 작용해서 신장병 진행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가능한 조기에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Q. 고칼륨혈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리얼월드에서의 접근 방식이 어떠한지?

아가왈 : 케렌디아 5의 법칙(rules of five)이라는 것이 있다. eGFR이 최소 25ml/min/1.73m2(5X5)이고, 칼륨 수치가 최대 5mmol/L일때, 칼륨 수치가 5.5mmol/L까지 도달할 때 까지는 사용하고, 5.6mmol/L으로 넘어가면 중단하면 된다. 이렇게 케렌디아를 잘 사용했을 때 투석이나 심부전으로 갈 수 있는 비율이 5분의 1 감소한다고 해서 5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저의 처방경험을 보면, 고칼륨혈증 때문에 투약이 중단된 환자는 없었다. 환자들에게 처방할 때 또 하나의 중요한 팁을 이야기하자면, 2형 당뇨병에서 의사나 환자가 환자들의 UACR을 정확히 아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eGFR이 양호한 상태에서도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UACR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초기 환자를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적절한 시기에 케렌디아 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케렌디아 임상 연구의 주요 저자로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케렌디아가 도입됐을 때 가장 활용성이 높을 것 같은 연구 결과는 어떤 점이었는지?

아가왈 : 신장혜택(Renal outcome)만큼이나 심혈관계 결과의 활용도 역시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FIGARO-DKD 연구 결과를 보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심부전 입원율이 5분의 1 이상 감소한다는 데이터가 있는데 놀라운 결과다. 그래서 기존에 심부전이나 고혈압이 없이 단백뇨가 있는 2형 당뇨병이었을 뿐인데 신장을 치료하려고 케렌디아를 사용했더니 결국 심장까지 좋아졌다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 eGFR이 60ml/min/1.73m2 정도면서 미세알부민뇨가 있다면 대부분의 내분비내과 의료진이 보고 있는 2형 당뇨병일 것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보다 더 적극적으로 처방을 시작해 조기에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은 치료제가 없었던 영역인데 신약에서 주요 심혈관계나 신장을 좋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기에 조금 더 조기에 관리 및 치료를 시작하면 더 좋은 치료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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