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이라는 기점을 맞아 원격 진료가 예상보다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만에 원격 진료 건수가 1.7배나 급증한 것.
하지만 여전히 전자의무기록(EMR) 등의 호환성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이 완전히 구현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 일반내과학회지(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는 원격진료의 실태와 한계에 대한 포괄적 분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07/s11606-024-08853-0).
원격진료는 말 그대로 의사와 환자가 만나지 않고 디지털헬스케어 기술 등을 활용해 진료가 이뤄지는 행태를 의미한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대면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웨어러블 기술이 발달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 사실.
하지만 지금까지 원격 진료가 얼마나 활용되고 있고 이에 대해 의료기관과 환자의 편의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다.
미시간 주립대 존 쉐펑 지앙 (John Xuefeng Jiang)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국병원협회와 공동으로 원격 진료 활용 현황 데이터 분석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병원협회 소속 병원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원격 진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잠재력과 한계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원격 진료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해 미국에서 한 해에만 1억 1140건이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성장세는 시간이 갈 수록 더욱 뚜렸해졌다. 2021년에는 1억 9440만건으로 1.75배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의료기관의 규모가 클 수록 더욱 뚜렸한 경향을 보였다. 흔히 말하는 수련병원, 즉 전공의와 의대생을 교육하고 수련하는 대형병원의 도입율이 눈에 띄게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종합병원, 병원 등의 순으로 확산이 일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는 90%의 병원이 이미 환자가 의료, 의무 기록을 온라인으로 확인하고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환자가 원할 경우 대면 진료에서 언제든 원격 진료로 진료 행태를 전환할 수 있는 편의성도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국내에서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데이터 호환성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약 A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B병원으로 전원할 경우 환자의 의료, 의무기록을 전송할 수 있는 곳은 45%에 불과했다.
두 곳 중의 한 곳은 결국 병원을 찾아가 서류 등의 형태로 의료, 의무기록을 받아 다른 병원에 갖다 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한계를 토로하는 의견이 많았다. 원격 진료를 도입한 의료기관 중 85% 데이터 호환성의 한계를 원격 진료 확산의 가장 큰 허들로 꼽았기 때문이다.
설문에 응답한 병원의 85%가 병원간에 병원정보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다르고 이 기업마다 호환을 막고 있어 원격 진료에 한계가 있다는 응답을 내놓은 것.
존 쉐펑 지앙 교수는 "원격 진료는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매우 큰 잠재력이 있지만 여전히 그 잠재력을 모두 발휘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호환성으로 병원마다, 또한 병원정보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마다 이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원격 진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잠재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과 병원정보시스템 등 플랫폼 제공자 간의 원활한 데이터 교환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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