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GLP-1 계열 약제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위고비·오젬픽)의 자살 등 정신의학적 위험에 대한 누명이 서서히 벗겨지고 있다.
올해 초 네이처 메디슨에 공개된 세마글루타이드 대 비-GLP1 수용체 작용제 항비만 약물과의 자살 충동 관련 대규모 코호트 분석에서 위험도가 더 낮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이어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감시위원회도 인과관계 없음으로 결론 내린 것.
이번엔 타 당뇨병 약제와의 비교에서도 신경학적·정신의학적 위험도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리얼월드데이터가 나오면서 각종 의혹에 쐐기를 박았다.
영국 옥스퍼드의대 정신의학과 리카르도 데 조르지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의 12개월 신경학적 및 정신의학적 코호트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eClinicalMedicine에 10일 게재됐다(doi.org/10.1016/j.eclinm.2024.102726).
살빼는 약으로 돌풍을 일으킨 세마글루타이드는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처방되면서 잘 알려진 위장관계 부작용 외에 자살 충동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실제로 2023년 유럽의약품청과 올해 초 미국FDA까지 인과관계 조사에 나서면서 의혹이 확산됐지만 누적된 처방 데이터의 분석 결과가 속속 공개되면서 서서히 의혹을 벗는 분위기다.
조르지 등 연구진은 미국에서 1억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TriNetX US Collaborative Network의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를 사용해 다른 계열 당뇨병 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정신의학적 위험 가능성을 평가했다.
2017년 12월 1일부터 2021년 5월 31일 사이에 제2형 당뇨병으로 약제 중 DPP-4 억제제 계열인 시타글립틴, SGLT-2 억제제 계열인 엠파글리플로진, 설포닐우레아 계열인 글리피지드를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성향 점수를 일치시켜 콕스회귀분석으로 위험도를 비교했다.
신경학적, 정신의학적 질환은 뇌염, 파킨슨, 인지 부족, 치매, 뇌전증, 발작, 편두통, 불면증, 신경 장애, 근신경 접합부/근육질환, 두개내 출혈, 허혈성 뇌졸중, 알코올 남용, 대마초 오남용, 자극제 오남용, 니코틴 오남용, 정신병, 조울증, 우울증, 불안, 강박, 자살 등으로 설정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성향 점수가 일치한 시타글립틴 그룹은 총 2만 3386명, 엠파글리플로진은 2만 2584명, 글리피지드는 1만 9206명이었다.
분석 결과 다양한 항목에 걸쳐 세마글루타이드는 신경학적 및 정신의학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는 대신 인지 부족과 관련된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타글립틴과 글리피지드 대비 인지 부족 위험도는 28% 낮아졌고(HR 0.72), 치매 위험도는 시타글립틴 대비 48%가 낮아졌다(HR 0.52).
특히 세마글루타이드는 니코틴 오남용에서 세 약제 대비 모두 위험도를 유의하게 낮췄다(HR 0.72~0.82)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는 다른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12개월 동안 신경정신과적 부작용의 위험이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없었다"며 "반면 인지 부족 및 니코틴 오남용과 관련된 잠재적인 유익성이 나타난 만큼 향후 임상시험에서 추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병덕 가정의학회 홍보이사는 "GLP-1이 소화기관에 주로 작용하기 때문에 위장관 부작용의 발현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전은 불분명하다"며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GLP-1 투약 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우울증 병력이 있거나 현재 우울감이 심하게 있는 환자들에게 GLP-1 제제를 최우선으로 선택한다"며 "오히려 다른 비만 치료제들이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정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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