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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후 '후낭파열' 부작용…의료진 '1000만원' 배상

발행날짜: 2024-11-12 05:30:00

의료중재원, 의료행위 및 전원조치 등 과실 없지만 설명의무 미흡 인정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 및 후속대처 어려움 등 충분히 설명해야"

백색 백내장 수술 후 후낭파열이 발생해 인근 상급병원으로 전원됐지만 결국 망막이 일부 손상돼 시력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와 관련해, 병원 측에 1000만원 배상 책임이 있다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판단이 나왔다.

50대 남성 환자 A씨는 2022년 3월 8일 눈이 침침한 증상 등을 느껴 B씨의 병원에 내원했다.

검사 후 A씨는 나안시력 우안 안전수동(HM, hand motion) 및 좌안 1.0 등이 측정돼 노인성백내장을 진단받고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양안 백내장으로 과거 2년전 백내장 수술을 먼저 받았으며, 서서히 진행된 우안 시력저하로 검진 시 수정체 혼탁이 심해져 하얗게 변한 상태였다.

A씨는 과거 내과적으로 과거력은 없는 환자로, 그의 진료기록부에는 '우안 두 번 수술. 시력예후 불량 설명'이라고 기록돼 있었다.

환자는 3월 11일 B씨 병원에서 우안 수정체유화술을 받던 중, 후낭파열이 발생해 인근 C안과로 전원 조치받고 유리체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다음날부터 3월 16일까지 우안의 심한 각막부종이 관찰돼 B병원에서 경과를 관찰하며 안약, 경구약 등을 처방받았다.

3월 18일 C안과에서 우안 이차 인공수정체 삽입술, 공막고정술을 받았다. 이후 3월 19일부터 2023년 5월 21일까지 B병원에서 경과관찰을 진행하며 안약과 경구약을 복용했다.

이후 A씨는 우안 나안시력이 0.1으로 측정됐으며, 6월 10일 수술 후 황반원공 및 우안 망막박리 등이 관찰돼 상급병원으로 전원됐다.

7월 18일 A씨는 전원된 상급병원에서 우안 나안시력 안전수지 50cm(finger count 50cm)로 측정됐으며 경결막 무봉합 유리체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경과관찰 받으며 우안 망막이 안정돼 2023년 2월 13일 우측 전방세척, 실리콘오일 제거술을 받았고 이후 경과관찰 받고 있다. A씨는 2024년 7월 1일 기준 우안 시력 안전수동이 10cm 측정됐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A씨는 심한 백색 백내장으로 수수이 2번 이뤄질 수 있고 후낭파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B병원에서는 후속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환자측은 의료진의 과실을 문제삼으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문을 두드렸다.

A씨는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30~40분이면 끝나지만 B병원은 2시간이나 지나도록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수술 후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상급병원이 아닌 인근 안과로 의료장비도 없는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피가 고여 있었고, 집도의의 과실로 망막이 손상돼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병원은 수술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음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병원 측은 "A씨는 일반적인 백내장이 아닌 백색 백내장으로 2번 이상의 수술이 필요함과 시력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하에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이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하고 국소(Pinpoint)마취를 하는 과정에 결막 출혈이 발생했으며, 수술 중 후낭 파열이 발생해 유리체 절제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상급병원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빨리 수술이 가능한 C안과로 전원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행위와 관련해서는 의료진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A씨는 B병원에서 수술 중 후낭파열이 발생했지만, 수정체 후낭은 아주 얇은 막으로 백내장 수술 도중 파열될 수 있다"며 "이는 발생 가능한 드문 합병증에 해당하며 수술을 중단하고 전원한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우안 수술 후 항생제 점안제와 경구약 및 항염증제를 적절하게 투여했고, 전방출혈, 안압상승 등에 대해 전방세척, 지혈제와 안압하강제를 사용했다"며 "B병원에서의 경과관찰 및 망막박리 진단 후 C병원으로 전원한 시기 등은 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는 수술 후 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심하지 않은 시각장애로 원인이 의료상 과실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백색 백내장은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고, 수정체 후낭파열은 최선의 조치에도 발생 가능한 합병증이기 때문에 의료진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재원은 설명의무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중재원은 "진료기록 및 감정서 등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전 마취 방법과 합병증 등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한 점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A씨는 심한 백색 백내장으로 수수이 2번 이뤄질 수 있고 후낭파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B병원에서는 후속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원된 상급병원 진료기록을 살펴보면 백색 백내장 수술 후 경과관찰 과정에서 황반원공이 확인돼 수술을 권유받았으니 거절해 결과관찰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황반원공에 대한 위험성 및 치료방법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B병원의 지도설명에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중재원 조정에 따라 합의금 1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B병원에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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