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연속 혈압 측정 기기 카트비피는 이미 혈압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어요.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며 만성질환 관리의 미충족 수요를 하나씩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누구나 고민했지만 아무도 만들지 못했다.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고만 있으면 24시간 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가 처음 나왔을때 의사들의 분위기는 반신반의였다.
수십년간 혈압 측정 기기의 대명사로 굳어진 커프형 혈압계에 대한 신뢰가 강했고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정확도에 대한 임상적 근거들이 하나씩 쌓이고 해외 유수 저널과 학회에서 이를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전환됐다.
이제는 어떤 의사도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전 세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국내 고혈압학회도 마찬가지다.
임상 근거로 무장한 카트비피…혈압 측정 패러다임 전환
이러한 의심과 의구심을 뚫고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이사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근거가 있다면 안쓸 이유가 없다'는 믿음으로 수없이 많은 임상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마침내 세계 최초 커프리스(Cuffless) 연속 혈압 측정기 카트비피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처음에 의대 교수님들께 제품을 가져갔을때는 쳐다보지도 않으셨어요. 커프형 혈압계에 대한 신뢰가 확고했죠. 그 어느 것도 커프형 혈압계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컸어요. 그래서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죠. 커프형만큼 정확하다는 근거만 준다면 해결되는 문제잖아요."
그렇게 그는 수년 동안 묵묵히 임상을 이어나갔다. 커프형 혈압계와 비교하고 24시간 연속혈압 측정 검사(ABPM), 침습형 동맥혈압측정과 비교하며 카트비피의 임상적 근거를 쌓아나갔다. 모든 것이 세계 첫 전향적 임상이었다.
그 결과 카트비피는 그 어느 혈압 측정법에도 밀리지 않았다. 이 연구들은 네이쳐를 비롯해 국내 최고 권위의 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 대한심장학회지를 장식했고 해외 유수 학회에 연이어 초청되며 단숨에 세계적 '스타'가 됐다.
이병환 대표는 "카트비피에 대한 의학적 근거들이 충분히 쌓이면서 이제 유효성과 정확도를 이야기하는 의사들은 없어졌다"며 "과거에 제품을 알리기 위해 나갔던 학술대회에 이제는 공식 초청을 받아 나가는 상황까지 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또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의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요청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상태"라며 "국내 학회 및 의학자들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한 고혈압학회는 학회에서 연구비를 책정해 이른바 '한국형 스프린트(SPRINT)'를 목표로 카트비피를 통한 대규모 연구에 들어갔다.
8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의 임상적 유효성과 진료실 모니터링과의 차이를 확인하는 대규모 연구다.
이병환 대표는 "커프형 혈압계의 정확도는 의심할 바 없지만 결국 진료실을 찾아가야 하고 1~2회 측정만으로 혈압을 본다는 점에서 이른바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카트비피는 이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면시에도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커프형이 줄 수 없는 수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혈압 모니터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열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수상 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카트비피는 2023년도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고 내년 1월에 열리는 CES에서도 또 다시 혁신상이 확정되며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진출 청신호…"만성질환 관리 경쟁력 확보"
이를 기반으로 스카이랩스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24시간 혈압 측정이 가능한 커프리스 혈압계는 카트비피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병환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과 해외 판권이나 판매와 같은 부분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임상 근거를 가진 제품인 만큼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해외 주요 국가 진출을 위해서는 인허가부터 인증까지 세부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은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해외 학회 등과 순차적 진출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미 2~3개 기업과는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성장을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위해서는 실탄이 필수적인 만큼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마련도 필수적인 수순이기 때문이다.
이병환 대표는 "아직까지 커프리스 혈압계로는 퍼스트 러너이고 경쟁 기업조차 없는 시장인 만큼 IPO에 무리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도 상장을 목표로 기술평가 등 관련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시장 진출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돈을 버는데 눈을 돌리지는 않겠다는 이병환 대표의 뚝심이다.
의료계, 즉 의사들이 인정하는 제품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뒤 같은 폼팩터(FormFactor) 안에서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며 필수 의료기기로 자리잡는게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이병환 대표는 "시장 규모야 당연히 B2C가 클 것이고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난 뒤 환자, 즉 소비자들의 수요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스카이랩스는 '의료기술' 기업인 만큼 의료기관, 의사들이 선택하는 기기, 기업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혈압 측정은 곧 진료의 목적이며 의료진이 가장 신뢰할만한 제품을 만든 뒤에야 B2C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며 "그 전까지는 카트비피의 폼팩터 안에 수면 질환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의료기관의 필수 기기가 되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그는 궁극적으로 만성질환 관리의 '필수 기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나의 폼팩터 안에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기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병환 대표는 "의료기관의 수요에 맞춰 24시간 커프리스 혈압 측정은 물론 맥박수와 호흡수, 체온 등 주요 바이탈 사인을 한번에 보여주는 기기를 개발하고 시장 진출을 기획중인 단계"라며 "이와 같이 혈압을 시작으로 하나의 폼팩터로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제품들이 나오면 추후 가정혈압 관리 등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와 같이 정석대로 임상적 근거를 쌓으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우리가 원하는 '올인원 서비스'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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