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한 올해 제약‧바이오기업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R&D 트렌드로 부상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을 필두로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 이중특이항체 계열 신약개발에 도전하면서 성과 창출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
동시에 신약개발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제형변경 기술도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기술을 기반, 블록버스터 제품의 제형 변경 허가 시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글로벌 트렌드 'GLP-1' 성과 낼까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기업들이 비만과 당뇨,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를 위한 GLP-1 기반 신약개발 임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등극한 만큼 이를 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개발 열기도 뜨거운 상황이다. GLP-1 계열 주사제만 맞으면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한 만큼 당뇨병과 MASH 등 추가 질환을 대상으로 영역확장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들을 꼽는다면 디앤디파마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NLY01' ▲비만·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 ▲GLP-1 계열 경구형 펩타이드 비만 치료제 'DD02S'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은 앞서 2023년 4월 미국 바이오 기업 멧세라에 DD02S를 포함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을 총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멧세라는 2022년 6월 설립된 회사로 비만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설립된 기획바이오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좋은가정의원)은 "디앤디파마텍의 경우 GLP-1과 GLP 이중 작용제,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제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주사제형과 함께 자체 경구 전환 플랫폼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GLP-1 제형 개발에 있어 누가 먼저 저렴하게 다변화를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수 있다"며 "주사제형에서 바이알, 경구 제형까지 저렴한 가격에서 다양한 임상혜택을 가져오느냐에 따라서 시장 경쟁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HK이노엔은 GLP-1 계열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며 올해 임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024년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한 바 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현재 중국에서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임상2상을 통해 중국 20개 이상 병원에서 145명의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아울러 인벤티지랩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월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21을 개발 중이며, 펩트론도 장기지속형 비만치료 신약후보물질 PT403과 PT404를 보유하고 있다.
펩트론의 독자적인 약물전달기술 스마트데포가 적용됐다. 두 후보물질은 전임상을 마치고 올해 임상 진입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ADC‧제형변경, 올해 결실 맺을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 트렌드로 부상한 ADC 개발도 올해 계속된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올해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 'LCB84'의 임상 1상 결과가 기대된다. LCB84는 TROP2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ADC 파이프라인이다. 리가켐바이오는 2023년 12월 LCB84를 존슨앤드존슨에 역대 최대 규모인 17억달러(2조26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또한 리가켐바이오는 전이성 고형암 대상 단독·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LCB84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많은 기업들이 여러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ADC 후속으로 평가되는 TPD 신약 개발에도 참전했다. 기존 저분자 치료제가 단백질 기능을 억제했다면 TPD 신약은 질병의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제거하므로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내성 문제가 없다고 평가된다. 표적단백질분해 신약은 기존 저분자 화합물로는 조절할 수 없었던 80% 이상의 질병 유발 단백질을 타깃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유한양행은 국산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의 후발주자로 TPD 신약을 저울질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를 도입한 바 있다.
유한양행이 확보한 UBX-103은 TPD 기술 기반 전립선암 신약후보물질이다. UBX-103은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분해해 암을 치료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제약사에 TPD²® 플랫폼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R&D 능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7월 미국 바이오 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TPD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올해 특징이 있다면 신약 후보물질 수출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항암제 제형변경 기술로 주목받은 알테오젠이 올해 추가 기술수출 성과가 기대된다.
알테오젠의 경우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피하주사(SC)제형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 머크(MSD)는 2028년 키트루다 정맥주사(IV) 제형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SC 제형을 개발 중이다.
MSD는 지난해 11월 키트루다 SC 임상 3상 톱라인(주요지표) 분석 결과,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허가가 이뤄지면 알테오젠은 MSD로부터 추가 기술수출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을 수령받게 된다.
여기에 이미 알테오젠은 지난 11월 다이이찌산쿄와 ADC 신약 '엔허투'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판매 관련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2000만 달러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ADC로 지난 2022년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 치료에 허가됐다. 이후 엔허투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과 저발현 유방암에도 효과를 나타내며 적응증이 확대된 바 있다.
알테오젠의 박순재 대표는 "다이이찌산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LT-B4를 사용해 엔허투에 대한 피하주사제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새로운 대체 투여 경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치료제에 ALT-B4를 접목해 환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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