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의료계 안팎으로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목소리가 커지며, 이들의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의료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기 때문에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올 명분이 생겼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향후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및 의료개혁 정책 중단 이전에 의료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대립되는 모양새다.
■ "전공의·의대생, 자신의 자리 찾아가야 할 시점"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의료개혁 정책이 중단된 만큼 전공의와 의대생 또한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의정갈등 이후 최초로 정부를 향해 의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요청하는 등 의정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복귀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의사협회는 최근 의료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의료개혁 원점 재논의 등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국회에 대화의 장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정부 업무개시명령(전공의)과 행정명령(의대생)에 대한 사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중단 ▲2026학년도 의대 정원(3058명) 확정 등을 요구 사항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료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정적 사건으로 의료개혁 정책이 멈췄고, 의대생이 복귀하면서 내년도 의대정원 역시 증원 이전으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도 진정한 자신의 자리로 찾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정부에게 받은 상처가 크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사태가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기회를 잡고 타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며 "더 이상 수련체계, 교육체계가 무너지기 전에 당사자들이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 또한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향해 복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의료농단으로 인해 의대생들이 학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어린 후배들이 감당해야 할 행정적 불이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복귀를 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과대학은 개강 이후 대다수의 학생들이 유급이나 제적 등을 피하기 위해 복학했지만, 집단행동 차원에서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부터 출석률도 차츰 높아져 서울의대는 고학년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연세의대와 고려의대 등 서울 주요 의과대학 또한 본과 3·4학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 상황을 지켜보고 늦어도 다음 주 내에 내년도 의대정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방의 한 의과대학장은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정상적 학사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아주의대 25학번 '수업 불참' 성명…강경기조 여전
반면, 의료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정부가 의료정책을 전면중지하기 전까지 젊은의사들은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아주대 의대 신입생(25학번)들은 지난 9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25학번 학생 일동 성명문'을 통해 이번 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1년간 불합리한 의료 개혁에 맞서 단결해 투쟁을 이어온 선배님들의 모습은 25학번 학생 일동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며 "25학번 또한 수업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현시점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의료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아주대 의대생 전체가 끝까지 투쟁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사협회 관계자 A씨는 "외부적으로 보기에는 의대생 대다수가 복귀해 학사가 정상화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분열이 심각한 단계"라며 "언론과 다르게 실제로 복귀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은 극소수로 아직 대다수는 분위기를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저학년으로 갈수록 강경한 기류가 있어 학사 운영 정상화까지는 더더욱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공의는 이미 절반 이상이 종합병원 등에 취직해 의료정책과 무관하게 굳이 다시 수련현장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A씨는 "전공의는 더욱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군입대나 병의원 취업, 해외 취업 등 1년 동안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 입장이 모두 달라졌기 때문에 의정갈등이 해소돼도 수련병원으로 돌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 가을 예정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포함해 당분간은 전공의 지원율이 저조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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