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가 올해 하반기부터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에 '콩팥 점수'를 연동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이는 약물로 인한 급성 신손상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특히 다약제를 복용하는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의 약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주목된다.
20일 황원민 대한신장학회 학술이사(건양대병원 신장내과)는 "콩팥병 환자 중에 무릎 통증이나 두통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 약물을 중복 처방받고 급격한 신장 기능 저하로 입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에 콩팥 정보를 DUR에 연동하는 고령층 신손상 보호 시스템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제로는 진통제인 NSAIDs가 꼽히지만 이외에도 조영제, 일부 항생제(aminoglycoside 계열), 이뇨제, 메트포르민,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ACEi/ARB), 제산제 중 마그네슘 함유 약물 등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해당 약제들이 동시에 처방될 경우, 특히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신장 손상 위험이 크게 높아져 처방 전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국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다약제 복용은 빈번하다는 점이다.
황 이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36%는 하루 5개 이상의 약제를, 12%는 10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한다"며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중복으로 앓는 환자들의 경우 의료기관들의 약제 중복 처방 및 이에 따른 약물 유발 신손상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DUR 시스템 자체가 처방·조제 시 중복되는 약제를 사전에 알려주는 시스템은 맞지만 신손상 위험에 특화돼 있는 것은 아니"라며 "콩팥 점수를 같이 표기해 고위험군에선 'NSAIDs 처방에 유의해야 한다'는 식으로 경고를 주면 처방을 재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학회가 도입한 '콩팥 점수(Kidney Score)'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나이, 성별을 바탕으로 환자의 사구체여과율(eGFR)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장 기능 저하 여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학회는 60점 미만은 신장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유한다.
황 이사는 "환자의 콩팥 상태를 수치화한 '콩팥 점수'는 이미 건강보험공단의 정기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있고, 진료비 청구 시 심평원도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DUR에 해당 정보를 연동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답변도 심평원 측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콩팥 점수는 개인정보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있지만 그런 명분보다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잘 활용해 환자의 신손상을 보호하는 것이 더 효용이 크다고 본다"며 " 현재 DUR 시스템 개선과 관련한 보건당국과의 공식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새정부의 보건당국 인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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