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건강검진으로 질환을 발견해도 실제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사후관리 공백 문제가 계속되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건강검진 수검자의 이해도를 높여 병원 방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의료 AI 기술이 나오면서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질병관리청은 한양대병원 전대원 교수 연구팀이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아 실시한 '국내 지방간 환자의 치료 연계 및 가이드라인 이행 실태' 연구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지방간 환자의 79.9%가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환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단 이후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후속 진료를 받은 비율은 57.7%에 그쳤다. 나머지 42.3%는 별다른 사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적 관찰을 받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특히 당뇨병, 비만, 반복적인 간수치 상승 등 정밀관리가 권고되는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간 섬유화 위험 평가 비율은 12.1%에 머물렀다. 진단과 실제 치료 연계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며, 일차 진료 현장에서 진단 후 관리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사후관리 부재는 비단 지방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약 30%가 동일한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는 등 기존 검진체계의 실효성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검진 시장에 진입한 의료 AI 기업은 단일 솔루션을 넘어 부위별 패키지화와 시각화 리포트를 도입, 실효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및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KMI한국의학연구소 등 대형 건강검진센터에 공급, 대량 판독 환경 피로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상 소견이 대다수인 검진 환경에서 미세 결절을 조기 발견하는 동시에, 건당 과금 및 연간 구독 형태의 B2B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매출원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뷰노 역시 흉부 엑스레이와 골연령 판독 보조 솔루션을 GC아이메드, KMI 등 주요 검진 기관에 납품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기존 병원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과의 연동으로 의료진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또 가정용 심전도 기기 등과 연계해 향후 B2C 영역의 일상 건강관리와 검진을 잇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딥노이드는 뇌동맥류 진단 보조 AI 솔루션 딥뉴로를 통해 예방적 뇌혈관 질환 검진 수요를 적극 파고들고 있다. 최근 건강검진 항목에 뇌 MRA 검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판독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어라인소프트는 자사 솔루션 이용한 프리미엄 리포트를 출시하는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적극적이다. 에이뷰 엘씨에스는 한 번의 저선량 흉부 CT 촬영으로 폐결절,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를 동시에 분석해 다질환 통합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진의 판독 피로도를 낮춰 검진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복잡한 데이터를 수검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정보로 변환해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수검자가 스스로 건강 관리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리포트는 병변의 위치 상태를 3D로 시각화, 의료진과 수검자가 공유할 수 있는 직관적인 정보로 번역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설명 시간을 단축하고 수검자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해 외래 진료 연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검진이 근거 기반 개인맞춤형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의료 AI 사후관리 공백을 메우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의료 AI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가건강검진은 획일적 체계로 인한 중복 검사와 재정 낭비가 발생하는 만큼 의미 있는 검사를 정확히 하는 개인맞춤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단순한 이상 유무 판별을 넘어 복합 질환을 동시 분석하고 수검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AI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용어로 인해 검진 후 결과지를 받고 방치되는 사후관리 부재 문제를 해결하려면 설명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AI 리포트가 대안이 된다"라며 "수검자의 명확한 건강 상태 인지와 행동 유도를 통해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 AI 패러다임이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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