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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 위기 아닌 기회" 예방의학 '방법론적 혁신' 제시

발행날짜: 2026-06-19 05:30:00

질병청 공동 학술대회…LLM 연구·인공지능 역학 이식
백신 채산성 악화 등 공중보건 난제 해법 제시 예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인공지능(AI)의 확산은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통찰력과 결합해 역학조사의 정교함을 극대화할 '방법론적 혁신'의 기회로 봐야 한다."

AI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이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도약의 무기로 삼아야 한다는 예방의학계의 전략적 기조가 제시됐다.

이에 따라 대한예방의학회는 오는 7월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서울 세텍(SETEC)에서 질병관리청과 공동으로 전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AI 기술을 학문 내부로 흡수·주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룰 예정이다.

예방의학회 윤석준 이사장은 오는 7월 전기학술대회 개최에 앞서 행사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문과목으로서의 과제를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예방의학계가 직면한 고유의 학문적 고민과 함께, 거대한 기술적 변화 속에서 예방의학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I로 실무는 대체"…변화 마주한 예방의학

학회 내부에서는 AI 기술의 급발진으로 인한 연구 환경의 양극화와 인력 시장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주목하고 있다.

예방의학회 윤석준 이사장(고대의대)은 "냉정하게 말해 코딩이나 데이터 수집, 단순 정리 등 실무 영역에서는 AI가 인간 연구원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고 최근 트렌드를 짚었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수준의 평범한 연구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도 나온다.

윤석준 이사장은 "향후 10년 안에 단순 실무를 하던 인력 중 상당수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현재 생성형 AI로 논문 초안을 잡아보면 글은 매끄러울지 몰라도 통찰이 부족한 '영혼 없는 글'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AI를 안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누가 더 전문성과 의사 고유의 통찰력을 가미하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웃 학문인 병리학 분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윤 이사장은 "병리과 교수들과 논의해 보면 향후 10년 뒤 일반적인 판독의 상당 부분은 AI가 전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라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의사는 AI와의 경쟁에서 도태되겠지만,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은 의사는 AI를 강력한 도구로 삼아 상위 20%의 고난도 판독 영역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방의학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학회는 개최를 앞둔 학술대회 전면에 AI 이식 프로그램을 전격 배치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세션은 둘째 날 마련된 ▲'LLM과 함께 연구하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역학 방법론'이다. 학회는 의료 인공지능과 LLM의 발전을 조망하는 동시에 바이브 코딩 학습, 인과추론을 위한 머신러닝, AI 기반 자료 추출 및 체계적 문헌고찰 등 실제 연구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고난도 수련 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초청자 한정(Closed Session)으로 진행되는 ▲'원인불명질환 감시체계 구축의 개념과 난제' 세션을 주목할만 하다. 이 세션에서는 LLM을 활용한 원인불명 증후군 감시체계와 소방 119 구급자료를 연계한 한국형 증후군 감시체계 등 AI를 공중보건 방역망의 핵심 시스템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심층 논의가 전개될 예정이다.

공중보건 난제 해법 제시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종 감염병 주기 단축에 따른 국가 백신 개발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학회의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학회 측은 최근 각광받는 비만·탈모 치료제와 백신 시장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채산성'으로 꼽았다.

함께 자리한 예방의학과 정재훈 총무이사(고대의대)는 "비만 치료제는 주기적으로 투여하므로 지속적인 수익이 나지만, 백신은 운전면허처럼 '한 번 맞으면 끝나는' 구조에 가깝다"며 "개발 비용은 천문학적인 데 반해 수익성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시장 한계 때문에 과거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백신 사업부에서 철수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백신 임상시험에는 적게는 30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 5000억 원이 소요되는데,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민간 기업이 이를 전적으로 부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회는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나 신증후군출혈열(Hantavirus) 백신 등 공익적 목적의 백신은 국가가 채산성을 보전하며 주도하는 '공공 거버넌스'가 반드시 확립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이번 학술대회는 질병관리청과 공동 개최하는 만큼, AI를 구동하는 핵심 연료인 '국가 감염병 빅데이터'의 공익적 활용 성과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첫날 메인 세션인 ▲'데이터로 연결하는 감염병 예방'에서는 질병청과 건보공단의 연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백신 안전성 및 효과 연구 결과들이 공개된다.

정재훈 총무이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예방의학회가 사상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기 학술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학회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록이 접수됐다"며 "AI의 홍수 속에서 기술적 방법론의 혁신을 적극 수용하되, 데이터가 놓치기 쉬운 '사람 중심'의 제도와 거시적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설계하는 예방의학 고유의 가치를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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