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정부의 약물적 임신중절 의약품(미프진) 국내 도입 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를 단순한 알약 복용으로 가볍게 여기는 풍조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미프진 복용에 따르는 의학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부는 안일한 약물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약물 임신중절이 수술에 비해 간편한 대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출혈, 극심한 복통, 패혈증 등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의료행위라는 것. 미프진을 부작용이 적고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으로 단순화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FDA 현행 안내에 따르면 미프진은 의료진의 관리와 추적관찰을 전제로 하는 의료행위다.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85%에서 이상 반응이 보고됐으며, 정상적인 출혈과 위험한 출혈을 환자가 구별하기 어려워 신속한 의료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자궁외임신 미진단에 따른 위험성도 제기됐다. 자궁외임신 증상과 약물 복용 후 증상이 비슷해 방치할 경우 난관 파열로 인한 대량 출혈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불완전 유산 시 중증 자궁내막염 등으로 악화하거나, 임신 지속 시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는 것.
심혈관 질환, 중증 천식 등 기저질환자나 특정 약물 복용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금기증이 존재해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약물적 임신중절 기준을 의사 재량에만 맡기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시술에서 기준 없이 의사 재량만 강조하면 환자 안전은 물론 의료진의 법적 부담만 커진다는 비판이다.
의사회는 정부가 편의주의적인 약물 허용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법적 근거와 표준 진료지침, 사후관리 체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가 개별 의사와 환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실질적 의료 안전망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미프진을 단순히 간편하게 먹는 낙태약으로만 설명하고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여성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물 도입을 서두르기 전에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기준과 응급 대응 체계를 먼저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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