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최근 피부 미용 분야에서 인체조직 기반 세포외기질(ECM) 활용이 확대되면서 윤리성과 안전 관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후 기증된 인체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가공 정도와 사용 목적에 따라 현행 인체조직 관리 체계를 그대로 적용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올해 '인체조직 안전관리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ECM 등 인체조직 유래 제품의 분류체계와 표시·광고, 환자 고지 및 부작용 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기존 임상 경험과 현행 관리체계를 함께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 패널 명단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이름이 명시됐지만 실제로 참석하진 않았다. 현장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과의 연관성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불참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인체조직 피부 ECM의 안전한 활용과 산업 발전 방향'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ECM 임상 활용과 안전 관리·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미용 목적 활용 시 기증 선순환 연결" 안전 관리 체계 필요
첫 발제자로 나선 엠브레인 리서치센터 전정애 연구소장은 일반 소비자 1503명과 의료진 3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조직 ECM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인체조직 ECM 시술을 경험한 소비자의 95% 이상이 효과와 안전성, 재시술 의향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의료진의 시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7점으로 나타났으며, 면역 거부 반응과 이상반응이 적고 임상적 가치가 있는 시술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리적 수용성에 대한 인식은 정보 제공과 안전 관리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기증자의 자발적 동의와 투명한 정보 공개, 안전 관리가 전제될 경우 소비자의 91.8%, 의료진의 98.4%가 의료 및 미용 목적 활용에 동의했다.
시술 경험자와 일반인 사이에서는 인체조직 기증 동의 의향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발표에서는 일반인의 기증 동의율이 60% 수준인 반면 ECM 시술 경험자는 88.6%로, 일반인보다 27.3%포인트 높은 것으로 제시됐다.
전 소장은 이를 ECM 사용 경험과 기증 의향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자신이 인체조직 시술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경험이 다시 타인을 위한 기증 동의로 이어지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확인했다"며 "기증 시 미용 및 삶의 질 향상 목적까지 기증자가 선택할 수 있는 동의 제도와 원료 출처 및 임상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 합리적인 안전 관리 체계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적 지지체 역할하는 ECM "시장 수요 커서 관심받는 것"
대한피부과의사회 구본철 교육이사는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경험을 토대로 ECM의 구조적 특성과 관리 체계를 설명했다.
ECM은 콜라겐과 엘라스틴 등을 포함해 세포 외 공간을 구성하면서 세포가 부착하고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구조다. 구 이사는 질환이나 외상, 노화 등으로 피부 구조에 결손이 발생했을 때 이를 보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종 진피 등 인체조직 유래 물질은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나 항원을 제거한 상태로 사용돼 면역 반응에 대한 부담이 낮다는 설명이다. 또 생물학적 지지체라는 특성상 인체 피부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는 점을 임상적 특징으로 제시했다.
인체조직 유래 ECM은 합성 물질이나 일반 의료기기와 관리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관련 제품은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직의 획득과 기증 동의부터 가공, 사용 및 사후 추적에 이르는 과정이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구 이사는 임상 현장에서 확인된 부작용이 1% 안팎이었으며, 대부분 환자나 시술자와 관련된 요인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제품 자체의 감염 등에서 비롯된 사례는 많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 이사는 "관련 제품군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시장에서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라며 "향후 다른 인체조직 활용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해 없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사용 경험 축적한 현장 "해외 시장 진출 모색할 때"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원재 이사장은 최근 제기된 인체조직의 안전성·윤리성 논의가 새삼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화상 치료와 유방 재건 등 재건성형 분야를 중심으로 장기간 사용돼왔다는 이유에서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국내 인체조직은 의료기기법이나 약사법과 별도로 인체조직 관련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관련 기록을 10년간 보관하도록 해 장기 추적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사용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DM을 비롯한 인체조직이 재건성형 등 다양한 진료 영역에서 20~30년간 사용돼온 만큼, 임상 현장에서도 관련 사용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향후 인체조직 산업의 방향성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제시했다. 과거 해외 제품이나 원재료에 의존했던 단계에서 국내 생산이 확대된 만큼,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군을 해외 시장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의료에 대한 해외 환자의 관심과 인지도를 관련 제품의 해외 진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이사장은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사회적 윤리성과 수용성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은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 성장할 ECM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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