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환경이 날로 변화하면서 의료계는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해마다 각 과목별로 수많은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불황에도 불구하고 개원 수는 나날이 증가해 서울 경기 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과들이 포화상태에 놓여있다.
이럴 때일수록 타 병원과 다른 차별화된 병원이미지를 심어주고, 환자인 고객이 원하는 포인트를 찾아 욕구에 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도 경영의 하나’가 된 시대조류에 맞는 고객만족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병원으로의 차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타 병원보다 앞서 노인 간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병원내부 두 개 층을 노인병동으로 새롭게 특화시켜 차별화를 이룬 병원이 있어 그에 따른 경영노하우, 인테리어, 차별화 전략 등을 살펴봤다.
도심 속에 위치한 실버케어센터로 탈바꿈
“28년간 지역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갑작스레 장인ㆍ장모님이 중증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부양가족의 부담을 덜돼 동시에 고통 받는 환자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 거죠.” 실버케어센터를 운영하며 일반진료를 함께하는 한마음 병원 김태만 원장의 말이다.
한마음 병원은 지난 6월, 병원 6층을 23개 병상을 가진 노인간호센터로 탈바꿈시키면서 특성화 발판을 마련했다.
병원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2010년 약 41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이 '실버산업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나,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분석결과 한국의 고령화 수준이 2050년이면 OECD 가입국 중 세계최고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도 일치한다.
마침 기자가 병원을 찾아간 25일, 6층에 이어 병원 5층을 새로운 노인전문 요양시설로 꾸미고 내부시설공사와 전기점검공사를 끝낸 후 환기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마음 실버케어센터 운영과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신실 기획실장은 “한마음 병원 자체가 교통이 편리한 도심 속 주택가 근처에 위치해 환자나 환자가족의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소개한다.
한마음 병원은 병원장부터 병원스텝, 환자, 간병인, 환자가족까지 모두 참여하는 ‘토요음악회’와 윷놀이 대회를 매주 6층 요양시설 내 노래방 연주기와 피아노가 자리한 거실에서 개최한다.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노인환자에게 가족의 안부전화와 손자손녀들의 방문처럼 기쁜 일은 없기 때문인데, 종종 환자의 손자손녀가 재미난 율동과 노래솜씨를 뽐내기도 한다고...
김 실장은 “멀리 떨어진 요양원에 노인환자를 입원시키면 가족들 자체도 왠지 버리는 느낌의 죄책감을 가지더라”며 “우리병원의 경우 24시간 언제나 수시면회가 가능해 가족반응도 좋고, 차차 나아지는 환자가 많아져 병원 입장에서도 기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인다.
인테리어, 병원자체를 밝고 실용적으로 활용
한마음 실버케어센터는 병원 자체를 밝고 편안하게 꾸미는데 중점을 두었다.
5층과 6층의 병실 창문에서 보이는 풍경들도 자동차가 빽빽이 들어선 도로와 회색빌딩이 아니라 가로수와 나무, 파란 하늘 등이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확장공사로 문을 연 5층 병실의 천장은 아예 구름이 떠있는 푸른하늘로 꾸며,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장식했다.
자연광이 넓은 창을 통해 병실 내부를 비추고, 병실 곳곳에 위치한 각종 화분과 어항, 분수 등의 소품들이 간결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
김 실장은 "환자들이 연세가 있어선지 생화와 조화, 모형 개구리와 물고기 등을 실제와 혼동하는 경향이 있어, 모형에 먹이를 주는 일도 다반사"라며 "화분을 제외한 꽃 등은 조화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톤다운된 갈색과 연베이지색으로 넓게 꾸며져 병실 중앙 통로에 위치한 수납장에서는 노인 환자들의 안전을 위한 이음새에 수납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들어 기저귀와 받침대, 화장지, 각종 크기별 타올 등을 정리해 놓아 배려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
일반적으로 병원 구석에 자리잡는 세면실을 거꾸로 병실 중앙에 화려하고 밝게 배치해 기능적인 편의성을 살리는 방법을 택했으며, 목욕실도 병실보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고객접점, 환자와 가족 동시만족으로 실현
한마음 실버케어센터는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병원 옆 1층 공터에 환자가족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고 산책을 할 수 있는 정원을 꾸몄다.
“싱그런 초록색 등나무 정원 옆으로 잘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환자들과 가족들 모두에게 푸근한 인상을 주나봅니다” 정원 곳곳에서 자라나는 화초를 어루만지고 잡초를 뽑는 김신실 실장의 설명이다.
감나무 옆으로 잘 가꿔진 작은 고추밭은 김 실장이 노인환자들과 함께 운동치료의 일환으로 가꾼 것으로 ‘이번 여름 내내 밑반찬을 했다’고 전한다.
또 간호 간병 서비스를 기본으로 그림그리기, 요리, 노래, 놀이, 정원 가꾸기 등을 통한 운동·음악·향기 치료를 병행하면서 레이저와 물리치료를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따로 꾸며진 목욕실에서 ‘하루 1회 목욕’을 기본으로 영양사가 제공하는 식단에 의한 1일 3식 (간식 2회)식사가 제공되며, 다양한 형태의 아로마 초가 곳곳에 가득해 노인간호센터에서 잔잔한 향기가 넘쳐흘렀다.
게다가 놀이기구는 김 실장이 직접 모두 코바늘뜨기를 이용한 레이스로 감싸 색감있고 안전한 이용이 가능했다. 5층과 6층 모두 작은 실내 정원과 분수, 수조가 놓여있어 가습기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김태만 병원장은 “5층과 6층을 병증상별로 차별화해서 운영할 예정”이며 “좀 더 중증 노인질환 환자의 경우 산소마스크가 있는 5층에 입원하게 된다. 환자 자체적으로도 너무 아픈 사람은 좋아하지 않으므로 따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모든 마인드 중심은 환자!
김 실장은 “저름 포한한 간호사와 간병인 모두가 항상 환자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손을 잡아주는 스킨쉽을 하고 있다. 내가 만지기에 좋아야 가족이 보기에도 좋지 않겠냐"며, "병원 이익보다 실제 환자를 내가족이라 생각하고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병원장도 "그래선지 사선에 있던 환자가 회복되기도 하고 80%가 넘는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며, “모든 마인드 중심에 ‘환자’를 놓고, 병원장부터 간호사까지 병원스텝 모두가 유기적 연결을 이루도록 노력했다”고 얘기한다.
병원에서 직접 영양죽을 만들어 먹이는 정성을 보여설까? 한마음 병원은 특별한 광고없이도 입소문을 들은 환자 친구들의 입원률 증가로 베드가 꽉 차있는 상태. 심지어 퇴원을 원하지 않는 환자가 생겨날 정도라고.
병의원 컨설팅 관계자는 "병원 인테리어의 경우 진료과 중에도 어떤 부분을 특화시킬 것인지 정한 집중화가 필요하다"며 중요점은 "환자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두려움은 상쇄시키도록 하되 의료마케팅의 큰 틀안에서 진료와 유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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