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의 협상타결로 무통분만 사태가 사실상 종결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무통분만을 중단했던 산부인과 개원가에서 시술이 재개됐다.
그러나 정부와의 합의안대로 실가격이 책정되는 고시가 나오려면 건정심 통과후 내년 초에나 100/20 항목으로 적용이 가능해 현재의 무통주사 시술가격은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또한 100/100 항목으로 시술가를 받을 경우 마취과 의사 초빙료는 인정되지 않으며 심평원을 통해 환불사례가 발생할 염려도 있고 기존 가격으로 시술하기도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무통분만 시술을 재개한 산부인과 개원가는 "도대체 얼마의 가격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후속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자 : “무통분만 비용이 얼마입니까”
병원 : “잘모르겠습니다. 일단 오셔서 상의가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3일 산부인과 개원가에서 무통분만 시술이 재개된 가운데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의료시장에서 형성되는 무통분만 시술가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성남에 소재한 Y산부인과는 “정 원하면 무통분만은 해줄 수 있으나 마취전문의 초빙료까지 의료기관에서 부담할 수 없다"며 "환자께서 부담하신다면 1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M산부인과는 "무통주사는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 가격과 같이 7만~8만원만 받고 있다“며 100분의100 항목으로 가격대를 적용, 시술비를 받고 있었다.
부산에 있는 L산부인과는 “보험수가가 변경되서 마취과 초빙료나 재료대를 포함해 총 소요되는 금액은 기존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복지부 합의안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O산부인과는 "무통분만 시술하긴 하는데 가격은 잘 모르겠다. 상의가 필요하다"는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복지부와 무통분만 시술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사실상 청구가 가능해지는 고시가 나오지 않고선 적용할 수 있는 항목이 없다"며 "의협 박효길 부회장을 통해 복지부에 이같은 상황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과 일부 언론이 아직까지 시술재개가 준비되지 않은 현실을 무시하고 '무통분만 시술 재개'를 서둘러 보도하는 바람에 환자와 일선 의료기관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협상타결 직후 시술재개를 유보한 바 있으나 현재는 일단 시술은 재개하되, 심평원과의 세부적인 방안이 협의될 때까지 환불은 유보한다는 내부입장을 정리하고 조만간 재개에 따른 자세한 방침을 회원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공동취재 정인옥ㆍ조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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