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병실 000호인데요. 배달됩니까?”
“예, 10분내로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어디서나 친절하게 음식을 받아 먹을 수 있어 중국 음식점을 중심으로 최근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음식 배달 서비스다.
이러한 배달 서비스는 최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맥도날드 등 일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얼마 이상의 음식을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배달까지 해준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가 병원내에서도 버젓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정크푸드(junk food)라고 불리우며 비만이나 정서장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패스트푸드점이 대형병원에 입점하는 것은 그 시작부터 "건강을 찾기 위해 찾은 병원서 건강에 유해한 음식을 판다"는 자가당착격 논란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23일 전국 병원에 입점해 있는 버거킹과 롯데리아,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점 8곳을 대상으로 배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 중 S 대학병원에 입점해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병실에까지 이를 직접 배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병실에는 배달이 되지 않는다며 직접 매장을 찾아줄 것을 권하고 있었다.
특히 이 패스트푸드점은 병원 소아병동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국립대병원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필라델피아 소아 전문병원과 같이 입점 초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더욱이 최근 환자의 건강과 병원 위생을 위해 사식을 금지하는 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외부 음식 반입이 이와 같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이 병원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는 A씨(27)는 "너무 바빠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때 패스트푸드점에서 직접 배달까지 해 줄때는 편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병실에도 같은 방식으로 배달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 교수도 "금식 등 식이제한 환자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햄버거 등을 먹고 있어도 그냥 지나쳐왔다"며 "하지만 운동량이 적고 건강이 나쁜 환자들이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감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운동 및 재활과 함께 저염도 식이 등을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학병원 영양사는 "패스트푸드는 열량은 높고 영양가가 낮은 것은 물론 저염도 식이를 해야하는 환자들에게 특히 좋지 않은 음식"이라며 "환자들이 직접 패스트푸드점을 찾아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만큼의 운동조차 하지 못하도록 권고(?)아닌 권고를 하고 있는 시스템이 더욱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사식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히 환자들의 건강 문제 뿐만이 아니라 위생이나 감염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내 식당에서 이를 자유롭게 병원에 반입한다니 이는 분명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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