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의협선거 '표심'은 어디로?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유세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를 눈 앞에 둔 지금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메디칼타임즈가 대학병원, 중소병원, 개원가 및 전공의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나 살기 바빠서...” 의협 우리와 무관한 존재
대한의사협회장 후보들의 뜨거운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중소병원 봉직의들에게는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봉직의는 자신에게 선거권이 있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다.
의협회장선거를 앞두고 메디칼타임즈가 27일 일부 중소병원 봉직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우리들병원 김모 재활의학과장은 동료들끼리 모여도 의협 선거와 관련해서는 얘기해 본 일이 없을 정도다.
김 과장은 “오히려 레지던트 때는 관심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병원 일을 신경쓰다보니 선거에는 무관심해졌다”고 했다. 레지던트 시절 안정을 찾지 못했을 때야 의협의 일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 직업적으로도 안정을 찾아 의협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J병원 영상의학과 이모 과장은 자신의 출신지역에서 후보가 출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정도이지 공약조차 본 적이 없다고 했고, D병원 박모 전문의는 의협회장 선거에 관심도 없고 후보도 8명인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D병원 박 전문의는 “의약분업 때나 의협에 관심이 있었지 사실 최근에는 회장이 누가 되느냐가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 듯 하다”며 “회장 한 사람이 바뀐다고 의료계에 변화가 오겠느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후보가 너무 많다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고 공약도 비슷해 구분하기도 힘들어 관심 있는 사람 이외에는 후보자 얼굴조차 익히기 어렵다”며 후보자 난립에 대해 지적했다.
이밖에도 한 인터넷사이트 내 봉직의 클럽에도 의협선거와 관련된 글을 찾아보기 힘든 것 또한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다.
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협회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이야 대충 알겠지만 대부분 선거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면서 "병원 내 주요보직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심 있지만 역부족...대다수 무관심
대부분의 전공의들 또한 선거에 무관심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래도 과거보다는 움직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집행부인 각 단위병원 대표들이 전공의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앞장서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양대병원 한 내과 전공의는 “대다수 전공의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지만 최근에는 그래도 후배들이 몇 번 후보를 뽑으면 좋겠느냐며 묻기도 한다”며 “후보의 공약이나 평가를 하기 보다는 단순히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대 세브란스 한 전공의는 “선거에 대해 관심은 없는데 한 선배가 특정 후보에 대해 이야기 해 그 후보를 지지할까 한다”며 “솔직히 선거가 내 일상에 크게 다가오지 않고 바쁘기도 해서 투표할 때 주변의 권유가 크게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한 외과 전공의는 “개인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을 통해 어떤 후보자들이 출마했는지와 공약정도는 파악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관심 없는 편이고 동료 전공의나 인턴 후배, 레지던트들과도 선거에 대해 이야기 거리가 되는 일은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전 회장도 그랬듯이 새로 회장이 뽑힌다고 해도 의협이 크게 변할 것이라 기대안한다”며 “이것이 결국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소병원 봉직의와 전공의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바쁜 진료환경으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과거 의협에 대한 민초 의사들의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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