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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계곡' 부천 상동지역 어떻게 변했나

장종원
발행날짜: 2006-11-06 06:33:09

2년전 절반이 개원실패...현재 안정·불안 혼재

|특별기획|신도시개원 환상을 벗어라

신도시, 신택지개발지구는 신규개원입지에 목말라있는 개원 준비의사들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최근 연달아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개원준비의사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 개원이 장및빛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메디칼타임즈>는 신도시 개원의 실상에 대해 살펴봤다.

------------<<글 싣는 순서>>----------------
①부천 상동을 가다
②신도시 개원, 위험한 도전
③전략없는 개원은 실패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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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역 개원의들에게는 '죽음의 계곡' 혹은 '죽음의 늪'이라는 불리는 지역이 있다. 개원의들이 워낙 많이 죽어나간다고(망했다) 해서 불리워지는 이름이다.

개원컨설팅 업계에서도 이 지역은 유명하다.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손사래를 친다.

부천 상동 택지개발지구. 2002년 상가 입주가 시작된 이 곳은 난개발과 인구에 비해 과도한 상가비율 등 복합적인 요소로 개원의들에게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우는 지역이 돼버렸다.

음식점, 병원, 유흥업소 등이 혼재돼 있는 상가건물. 부천 상동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죽음의 계곡, 부천 상동지구

<메디칼타임즈>가 최초로 취재를 시도했던 2004년 12월 부천상동의 상황은 왜 개원의들이 이런 과도하다고 느껴질만한 표현을 쓰는지 이해할만 했다.

2004년 12월 통계로, 개원의 33%가 폐업·명의변경을 통해 지역에서 이미 철수했으며 의원의 약 20%가 매물로 나온 상태로 절반이상이 개원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가입주 당시 건물 3곳중 한곳은 메디칼빌딩이었다고 회고할 정도였지만, 취재 당시에는 겨우 2곳 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유흥업소와 의료기관이 같은 층에 나란히 영업하는 등 난개발로 인한 휴우증을 앓고 있었다.

당시 취재에 응한 한 의사는 "얼마 안되는 환자로 근근히 버텨오고는 있지만 그동안 자산은 반토막 났다"며 "일부를 제외하고 단지 여건상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의사들이 태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원의 절반이상이 사실상 실패

'소아과' 개원의를 기다리는 한 메디칼빌딩의 빈 상가.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06년 10월경 다시금 부천 상동을 찾았다. 이제 부천 상동은 입주 5년차인만큼 과거에 비해서는 안정이 됐지만 아직도 부침이 심하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단순통계상으로도 그랬다. 부천원미구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8곳이 페업을 했고, 3곳이 새로이 문을 열었다. 명의가 바뀐 곳은 3곳이었다. 이 지역 개원 숫자가 60여곳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움직임이 큰 편이다.

아직도 난개발의 상처는 남아있었다. 메디컬 빌딩은 2004년과 같이 2곳 정도가 운영되고 있었으나 한 곳은 듬성듬성 빈 자리가 보였다. 지역 자체가 빈 공간이 많아 보였다.

게다가 마사지 업소와 소아과가 같은 건물에서 입구를 마주보고 있는, 도저히 어울릴래야 어울릴 수 없는 조합도 눈에 버젓이 들어왔다.

눈으로 봐도 개원 숫자가 많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상동사거리에서 보면 각 모퉁이마다 내과가 하나씩 보였으며, 흔하지 않아야할 외과, 피부과도 한 눈에 여러곳이 동시에 눈에 들어온다.

지역 부동산의 반응은 솔직하고 냉담했다. H 부동산 관계자는 '개원할 자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과가 다 있어 따로 병원이 들어갈만한 자리는 없다. 내과만 해도 6~7개가 있다"면서 "그러나 굳이 자리를 찾으려면 많다"고 말했다.

O이비인후과 이모원장은 "작년에 개원했는데, 들어오니깐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인구는 꽤 많은데, 의료기관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모 원장은 "주위에서 소아과, 외과가 망해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봤다"면서 "개원할 만한 곳이 없으니 어렵다고 해도 자꾸 개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수가 문제"라면서 정부를 한참이나 비난했다.

난개발의 흔적은 여전했다

건설중인 대규모 건물. 4층은 전문클리닉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그렇지만 점차 안정되는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원했으나 무수히 문을 닫았다"며서 "특히 폐업보다 다른 이에게 양도하거나 간판을 바꾸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4~5년이 지나니까 이제는 좀 안정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폐업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신규개원이 줄면서 점차 시장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부천 상동 지역은 최근 일부 부동산 업자 등으로부터 부풀려지면서 다시금 개원가가 휘청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지하철이 7호선 연장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역 개원가에서도 7호선의 연장에 따라 상권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개원 숫자가 또 늘어나 경쟁이 격화될까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메디칼 빌딩 분양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도 눈에 띄었다.

이제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는 부천상동 개원가가 다시금 흔들릴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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