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이라고 불리는 인슐린저항성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정확한 진단 없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함부로 사용하면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연세의대 명예교수인 허갑범 교수 등과 함께 허 내과에 내원한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환자 19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최고 5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동안 인슐린 저항성이 심ㆍ혈관질환 발생위험도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입증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며, 우리 몸에서 당분을 대사하는데 필수적인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췌장에서는 정상적으로 분비가 되는데도 무슨 원인인지 모르지만 몸에 흡수된 당분을 세포 안으로 운반해 주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인슐린저항성이라고 부르며, 이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환자들에 있어서 심장병 발생위험도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자들은 2003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허 내과에 내원해 진단결과 제2형 당뇨병으로 등록된 30~74세의 남자환자 1294명과 여자환자 647명, 총 194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저항성의 정도를 측정한 후 미국의 ‘프래밍험 연구소’가 만든 심장병발생예측 위험도에 대입해 분석했다.
인슐린저항성의 정도는 가장 낮은 그룹을 Q1으로 하고 단계적으로 Q5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심장병 발생의 빈도가 높아지는지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연구대상의 평균 연령은 남자 54.7세, 여자 57.5세였으며, 인슐린저항성의 평균치는 남자 1.99, 여자 2.05로 비슷하게 나왔다.
프래밍험 위험도로 보았을 때 5년 내 심ㆍ혈관질환 발생위험도는 남자가 9%, 여자가 6%로 남자가 높았다.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낮은 Q1군에 비해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Q2, Q3, Q4, Q5군에서 심장질환발생 위험은 남자가 3.30배, 5.22배, 4.92배, 5.45배가 높았고, 여자의 경우도 3.47배, 2.19배, 5.28배, 4.71배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제2형 당뇨병환자에서 인슐린저항성의 증가는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위험인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슐린저항성 당뇨병환자들이 정밀한 진단 없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인슐린 펌프를 몸에 지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혈중의 인슐린 농도는 더 높아지고 인슐린저항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심장병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선하 교수는 “현재 인슐린 저항성이 목 동맥협착증과도 관련이 있는지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자신이 인슐린저항성에 의한 제 2형 당뇨병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인슐린을 계속 투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먼저 인슐린저항성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2월 초 한국역학회에 연구논문으로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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