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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전면개정, 차기 정권서 재논의 해야"

박진규
발행날짜: 2007-01-23 16:23:35

경만호 위원장, 백의종군 자세로 의료법 개악 저지 선언

경만호 의료법개정특별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경만호 의협 의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3일 "백의종군의 자세로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의료법 개악 저지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경 위원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위원장직 사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경 위원장은 "제가 바라는 의료법 개정방향은 의사들이 좀 더 자유롭게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법에 담는 일, 의료경제학적 측면에서 고비용저효율의 구조를 타파하고 점차 쓰러져가는 의료계, 특히 개원가도 병원들과 공조하여 같이 번영하는 등의 모델을 만들어보고도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민 건강과 의료인의 앞날을 결정짓는 중대한 법을 각 직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양보하고 타협함으로써 꿰어맞추기식의 개정은 절대로 안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진행과정을 보니 복지부는 서둘러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각 직역의 필수 요구사항을 하나씩 들어주면서 강행하고 웬만한 것은 모두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정하도록 하여 포괄적 위임금지에도 위배되는 누더기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경 위원장은 "의료법개정 실무 작업반 회의는 복지부가 마련한 개정시안을 제시한 뒤 각자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방식"이었다고 소개하면서 "그런데 회의자료가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회의때마다 급하게 배포되는 바람에 모든 직역이 내부적으로 심도있는 의견 조율이 부족한 상태에서 회의에 임하였다"며 복지부의 일방통행식 회의진행 방식을 문제삼았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어떤 법조항의 개정이 공식적으로 합의되거나 한 적은 없었다는 것은 분명히 밝힌다고 경 회장은 덧붙였다.

경 회장은 회의 초기부터 강경하게 불참선언 등을 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의료법 전면개정에 대한 필요성은 정부보다도 의료계에서 먼저 요구하였던 것"이라며 "정부의 개정 시안만 보고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없이 회의 초기부터 불참 등 강경 투쟁으로 나가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의료법 전면개정 시안을 전부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 초반부터 의협이 불참을 선언했다면 정부는 거꾸로 모든 비난과 책임을 의협에 물으면서 오히려 지금보다 더 편안하게 진행하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의료법 개정작업을 밀실에서 비공개로 진행하였다거나 일반 회원들이 모르게 진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 회장은 "아홉차례 회의를 해오면서 매번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거쳤고 여러분들이 선출한 각 집행부를 통해 충분히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경 회장은 그러나 "모든 회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알리고 토론하며 함께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의견수렴 절차를 1월20일까지 유보한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경 회장은 특히 보수교육과 관련, "제9차 회의에 저를 대신해(경 회장은 8차회의에서 회의장을 뛰쳐나와 9차회의에 참석하지 않음) 법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10년마다 특별보수교육을 하겠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회원 여러분이 크게 분노하는 사건이 터졌다"며 "이것이 기사를 통해 면허갱신제로 오도되면서 회원 여러분의 심기가 크게 불편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경 회장은 "그러나 저는 절대로 의사면허 갱신제를 찬성하지 않는다"며 "이와 관련된 그 어떠한 입법도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필사 저지할 것을 천명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나날이 발전하는 의학의 흐름에 따라 현재 유명무실하게 시행되는 보수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어느정도 공감한다"며 "그러나 이 역시 회원들의 뜻을 모아 합리적인 방법으로서 시행되어야지 지나치게 강제성을 띠거나 이를 통해 면허를 재교부 하는 등의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일 토론회와 관련 경 회장은 "토론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부 토론자가 복지부 공무원의 퇴장을 강력히 요구하여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결국 공무원은 퇴장하고 우리들만의 토론회로 전락되고 말았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경 회장은 "토론회에서 지적해주신 대로 단 한개의 조항이라도 개악의 소지가 있다면 차라리 법 개정을 안하는게 낫다. 단 한개도 아니고 절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항이 12개나 되는데 어떻게 대정부 협상이 가능하겠느냐"면서 "그래서 토론회를 시발점으로 그것도 담당 공무원이 있는 자리에서 의료법 전면개정 반대 투쟁을 시작하려고 계획했었다"고 주장했다.

경 회장은 마지막으로 "의료법은 전면개정은 저지되어야 한다. 의권을 짓밟고 의사들을 옥죄려는 복지부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이상 현 정권에서는 논의 자체를 중단하고 차기 정권에서 원점부터 재논의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회원간 단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직역등과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아무리 정부에서 강제로 밀어부치려고 해도 의사 회원들의 단합된 힘과 타 단체와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법 개정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며 "이 순간부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의료법 전면개정 저지에 온 힘을 다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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