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전산심사제도의 도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학회 고윤웅(연세의대 내과학교실) 회장은 이 제도가 삭감을 위한 심사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고 회장은 13일 기자와 만나 "의사도 양심적이어야 하지만, 건강보험도 믿을건 믿어야 한다"며 "지나친 규제는 진료기록부의 허위작성을 불러 질병통계의 오류를 가져올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감기를 감기로 진단하지 않고 폐렴이나 다른 중한 질환으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 회장은 "제도가 현상을 외곡시키는 것이다. 감기 환자에게 처음부터 항생제를 쓰는 의사는 극히 드물다. 다만, 환자가 중하다고 판단될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투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전산심사는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상황을 고려치 못하게 하는 것이다"며 "의사의 자율적인 판단을 막고 일정한 틀속에 가두려면 그 이후 발생할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진다고 각서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정부의 무분별한 삭감정책을 겨냥했다.
고 회장은 삭감과 관련, "지난해 2월 청구한 진료내역이 얼마전 삭감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1년 만에 삭감통보가 오는 심사시스템으로 의료보험 재정을 든든히 지켜나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고 회장은 "심사제도는 환자가 혜택을 입고 추가경비를 줄이고, 건강을 지키느냐에 초점을 맞춰야지 경비절감을 우선시해서는 안된다"며 현실에 맞는 제도 운영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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