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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건의료 발전계획 실효성 '의문'

조형철
발행날짜: 2003-11-27 19:04:32

재정계획 미비, 우선순위 설정 및 핵심정책 실종

향후 5년간 보건복지부 정책의 근간이 되는 '참여정부 보건의료발전계획(안)'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27일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참여정부 보건의료발전계획(안) 공청회'에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양봉민 교수를 비롯한 토론자들은 이번 계획안이 핵심정책에 대한 우선순위가 없으며 구체적인 시행계획과 재정계획, 실천을 위한 근거자료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 정책실현 가능성에 의혹을 표명했다.

양봉민 교수는 "계획안을 접하고 향후 보건의료정책 향방의 큰 틀은 느낄 수 있었으나 보고서를 읽으면서 오히려 갈증이 났다"며 "재정운영 방안이 없는 정책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어 "발표된 정책들이 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재정확보가 우선이며 이에 대한 근거를 밝혀야 하지만 재정에 대한 언급은 4줄에 그치고 있다"며 "재정상황에 따른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 핵심정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는 현재 발표된 계획안이 매우 단시간에 급조된 듯한 인상이라며 공청회 후 국무회의 의결과정을 거쳐 확정되는 매우 급박한 스케쥴이라면 과정속에 수정 보완할 수 있는 단서를 남겨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또 현재 공공의료기관 확충만이 의료 공공성 확대를 위해 효과적일 수 만은 없다며 시설확충 계획에 앞서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에 따른 공공성 강화 측면을 비교분석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계획안에 열거된 정책들 중 보건소만 해야할 업무를 종합해보자면 현재 인력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처방안은 무엇인지 반문했다.

이 밖에 양한방 협진체계 구축방안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조우현 교수는 "의사들은 임상근거 규명을 비롯한 수가책정에서도 5산의 절차를 거치는 등 과학적인 규명작업이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는 데 반해 한방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한방의료협진에 대한 수가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 의혹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의료 공급자 단체는 한의계를 제외하고 토론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대한개원의협의회 윤혜영 부회장만이 개인자격으로 참가, 플로어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해 눈길을 끌었다.

윤혜영 부회장은 항생제 내성율이 높은 것에 대해 이에 대한 책임이 의사의 부도덕성에 있다는 주장에 크게 반발, 의약분업 전 약국의 항생제 판매를 통제하지 못한 정부와 약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열변을 토했다.

또한 공공의료기관 대거 확충안에 대해 차라리 민간 의료기관에 대해 방문진료비를 책정하고 고난이도 수술에 대한 고수가를 지급한다면 자연스럽게 공공성이 강화되므로 그 많은 돈을 들여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보건의료발전기획단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지적들을 수렴할 예정이지만 발표된 자료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 내용이고 8~9조원으로 추산되는 재정계획이 포함된 5백페이지 이상의 방대한 계획안이라며 금일 발표된 자료는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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