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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제 암 공포, 의사 마케팅으로 넘는다

이창진
발행날짜: 2007-10-10 06:40:46

폐경기시장 300억원 축소 지속…학회·병의원 영업력 총공세

유방암 여파로 축소된 여성 호르몬제 시장이 의료진 설득을 위한 치열한 영업마케팅으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간 300억원대인 폐경기 호르몬 치료제를 강화하기 위해 대학병원 중심의 다국적 제약사는 처방을 회피하는 의원급에 개원가 중심의 국내 제약사는 병원급 돌파를 위한 묘책찾기에 고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상승세를 보여왔던 폐경여성 호르몬 시장은 2002년 미국 WHI(여성건강학술단체)가 발표한 호르몬대체 요법에 따른 유방암 위험율 증가 임상결과로 세계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2002년 500억원을 넘어선 국내 시장도 2003년부터 지금까지 300억원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국내 호르몬제 시장은 지난해(05년 7월~06년 6월) 311억원대에서 올해(06년 7월~07년 6월) 314억원대로 0.8% 증가한 상태로 한국오가논 ‘리비알’이 연간 110억대를 기록하며 38% 점유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뒤이어 한국쉐링의 ‘크리멘’(45억원, 14.4%)과 ‘크리안’(22억원, 7.2%), ‘프로기노바’(22억원, 7.1%) 등 3개 주력품이 28%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태이다.

주목할 대목은 매출액 10억대 이하에서 2~3%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10위권 제약사들이 심한 순위변동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노보 노디스크에서 10억원 매출로 호르몬제 주력품인 ‘트리시퀀스’가 지난해보다 4.2%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지난해 6억원을 넘어선 ‘클리오제스트’도 5억원대로 12.3% 급락해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음을 반증했다.

이에 비해 한국오가논과 특허관련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명문제약의 ‘리브론’은 시판 첫해인 지난해 5억원대로 시작해 올해에는 10억원대로 점유율 3.2%로 2배 가까운 고속 성장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약사의 이같은 매출변화는 유방암으로 촉발된 호르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오가논 등 관련 업체,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


최강자인 한국오가논은 호르몬제의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사 설득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전략으로 대한폐경학회와 공동으로 이달부터 대국민 건강강좌와 더불어 처방에 거부감을 보이는 의원급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가논 관계자는 “호르몬 치료와 암 발생의 무관성을 알리는 논문이 지속적으로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의료진과 여성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미 호르몬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개원가에서는 환자의 불안감으로 처방을 주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설득에 나설 계획”이라며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급격한 추락세를 보이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측은 마케팅 전략 수정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라는 입장이다.

호르몬제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해 체결한 녹십자와의 공동 판매가 서울 지역에서 올해 5월부터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호르몬제 마케팅이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호르몬제 영업을 위한 조직관리와 함께 녹십자의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내년도 큰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2년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중인 명문제약은 다수의 영업직원을 통한 개원가 중심으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면서 대학병원을 파고들 전략마련도 병행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한 제약사 PM은 “줄어들고 있는 호르몬제 시장의 열쇠는 암의 공포를 떨칠 수 있다는 의사를 통한 국민 설득에 있다”고 전제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여성 건강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라며 의사 공략에 치중하고 있는 관련 업계의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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