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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공단의 후안무치한 도덕불감증

이창열
발행날짜: 2004-02-14 23:27:50
검찰은 지난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의 납품ㆍ인사 비리 관련자 9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중 1명을 불구속하고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부패 규모는 납품ㆍ인사비리를 합해 8억원대로 검찰 수사 확대 여부에 따라서는 관련자 및 금품 수수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9일 검찰의 발표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보험공단 홈페이지 민원에는 공단의 부패를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공단 민원 담당자는 국민들의 항의 글에 대해 “안녕하십니까? 공단 임직원 일동은 국민들의 편에 서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며 “귀하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합니다”는 답글로 일관했다.

공단 민원 담당자의 이러한 변명성 답글에서 ‘궁색하다’는 표현을 넘어 ‘오만하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특히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한 주가 다 지나도록 이 사건에 대한 보험공단 홍보실의 그 흔한 ‘보도자료’든가 이성재 공단 이사장의 가입자와 공급자들에 대한 사과문 또한 발표되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다.

기억에는 시간이 약이니 잊혀지기만을 노리며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인가? 1만명 공단 직원 중 불구속 및 구속자 수가 9명이라 의외로 적고 16조원을 다루는 기관에서 8억대 납품ㆍ인사 비리 금액은 소액이라서 무시해도 된다는 것인가?

건강보험재정이 벼랑 끝에 몰려 하루하루 은행 차입금으로 연명하던 지난 2000년과 2001년 IMF 여파로 허덕이던 돈 업고 빽 없는 서민들에게 보험공단은 보험료 징수률 100% 달성을 위해 압류 딱지를 부치며 호통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가렴주구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같은 시기 현재 구속된 인사청탁 뇌물 수수자들은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게 면해주는 조건으로 500만원에서 2000만원의 뇌물을 상납 받고 오히려 승진시키며 자리보전해줬다.

의료공급자들에게는 ‘수진자조회’라고 하여 수 년 동안 형성된 의사와 환자의 오랜 믿음이 어느 날 진료실에서 단골 환자의 ‘이상한 눈초리’에 싸늘하게 산산조각 나는 것을 보면서 억울한 마음에 분통도 터졌을 것이다.

공단은 지금까지의 ‘가렴주구’, ‘잦은 강성파업’을 넘어 이제는 ‘부패’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공단 임직원 누구도 여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바야흐로 의료시장에도 상품성과 경쟁력의 논리를 앞세워 민간보험이 도입될 전망이다.

거대 공룡 보험공단은 이제 시장에서 최첨단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하고 ‘고객이 OK할 때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외치는 민간보험사와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민간보험이 공보험의 영역으로 확대되면 될수록 공단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고 특히 현재와 같은 보험가입자와 공급자 위에 군림하는 후안무치한 작태라면 승부는 이미 결정 난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공보험의 부실로 이어져 경제적 부담으로 민간보험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건강보험 통합 이후 단일 조합으로 태동하여 이제 막 자라나려고 하는 때에 보험공단의 부패가 보험가입자와 공급자들에게 찬물을 뿌리며 불신으로 이어지고 공보험 사회보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공단 해체'라는 특단의 극약처방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보험공단은 한 해에 16조원 이상의 건강보험재정을 다룬다. 인사청탁으로 승진하는 부패한 인사들에게 이 돈의 집행을 맡기고 안심할 수 있는 가입자와 공급자는 없다.

보험공단 임직원들은 부패한 내부 인사들을 발본색원하여 징계하고 가입자와 공급자들에게 대오각성하는 의지를 담아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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