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들도 자사 의약품을 판촉하기 위해 쓰는 방법은 국내 제약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15일 공정위가 공개한 7개 다국적제약사의 부당행위 유형을 보면 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도하기 위해 갖가지 형태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국적사들은 여기에다 도매상을 압박해 재판매가격을 유지하고 타사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비방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사례를 보면 GSK는 자사 의약품 처방에 영향력이 있는 의사들을 고문이나 자문위원으로 선정해 연간 계약을 체결하고 고문료와 자문료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고문이나 자문 활동에 관계없이 계약시점에서 일정 계약금을 선지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의약품 처방 대가로 거래처 병원 의사와 가족들에게 사냥, 관광, 숙박 등을 지원했다.

한국MSD는 좀 더 치밀한 방법으로 키닥터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의사들의 성향을 분석해 1~4그룹으로 나눠 판촉수단을 달리하여 지원했다. 영향력이 크고 판촉에 민감한 1그룹에는 학회기부나 자문위원 위촉 등의 방법으로 관리했고 영향력이 크고 지식지향적인 2그룹은 임상시험이나 심포지엄 형식을 빌려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경쟁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처방전환을 유도하거나 의사 등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병원 회식비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 MSD는 '프로페시아'를 판촉하면서 경쟁제품인 동아제약의 '알로피아정'이 인도산 제품이라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등 일부 문제점을 집중 비방하는 방법으로 영업활동을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화이자는 약사법상 시행의무가 없는 시판후 조사를 '관찰연구'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면서 의사 등에게 임상연구비나 의국비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00대병원에서 지속적인 처방을 유도하기 위해 강남 한정식집에서 해당 병원 의국에 대해 의약품 강연회를 열었고, 00정형외과에서는 영엽사원이 의약품을 설명하는 Non-LS를 실시하고 의사로부터 계속적인 처방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오츠카는 자사 의약품 처방과 관련된 병원 소속 의사들에게 골프접대를 하고 제품설명회를 통해 '아빌리파이', '프레탈' '무스코타' 등을 처방하는 병의원이나 비공식적인 의사모임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빌리파이의 월 처방액이 300만원 이상인 의사 등을 대상으로 '아빌리파이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일본 시찰 행사를 열고 개최경비와 관광경비 일체를 지원했다.

이에 대해 국내제약사 한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를 보니 적발유형도 유사하고 신종기법도 보지지 않는다"며 "리베이트에 깨끗하다던 다국적제약사도 하는 짓은 우리와 똑같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