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제기 수준에 그쳤던 의협 홈페이지 게시판 찬반 투표 조작설이 관련 이사의 해명으로 일정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사건에 관련있거나 관심을 가져온 일부 회원들은 의협의 납득할만한 조치를 요구하면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어 사태해결 방안마련에 의협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의협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의협 홈페이지 게시판을 올려진 특정회원의 글에 게시판 기능인 찬반투표의 반대표가 무더기로 올라오면서 누군가에 의한 기능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몇몇 게시판 이용자에 의해 몇 분 사이에 수십표의 반대표가 올라가는 현상이 목격되면서 해당회원들이 “조작 당사자를 밝히고 사과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주한 정보통신이사는 이에 대해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일부 글에 대한 찬반이 쿠키변조나 ID 도용에 의한 조작의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도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ID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조작의혹 대상자에게는 경고했다"고 해명했다.
김 이사는 “정보통신부에 문의한 결과 조작의혹이 있는 회원을 공개하는 것은 정식 수사의뢰 목적이외에는 불가능하다”며 “한시적으로 홈페이지상의 찬반기능을 정지시키고 정보통신위원회와 포탈운영위원회를 열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회원들은 의협이 게시판 조작 의혹이 제기된 직후 행동에 나서지 않은 점, 조작 당사자에게 법적 책임이나 상응할만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게시판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윤정호 원장은 “조작이 밝혀지기 하루 전까지 의협은 정상적인 찬반 행위라며 의혹에 대해 단 한차례의 답변도 없었다”며 “반대표에 대한 의식으로 자유로운 글쓰기마저 할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데, 법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조작 의혹이 있는 자에 대해 밝히지 않는 것은 의협 집행부가 직간접적으로라도 관련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의협 집행부 개입설 의혹을 제기하고 “회원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문제 해결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협 정보운영팀 관계자는 “의협이 조작에 개입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윤 원장의 주장을 일축하고 “이미 회원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지만 제3자에게 회원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다"고 말했다.
그는 “포탈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니 즉각적 대응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입장이 팽행선을 달림에 따라 의협 게시판 찬반 조작의혹은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수사대에 고발조치한다 해도 회원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을뿐더러 ID 도용 등의 행위가 처발받는 수위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사이버명예훼손·성폭력분쟁조정센터 관계자는 “사업자 측에서는 이 사안이 이슈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고발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했더라도 금전적 피해가 아닌 찬반 기능의 조작 정도로는 처발까지 가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자 측에서 회원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기에 이 같은 경우는 조작의혹이 있는 회원에 대해 내부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침해센터측 역시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해서 무료서비스를 이용한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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