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을 할 때 신경 손상을 받기 쉬운 상태라 하더라도 의료진의 주의 부족으로 장애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분쟁조정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척추 협착증 수술 후 장해가 발생한 환자가 신청한 분쟁조정건에 대해 병원의 과실을 60% 인정해 847만원을 환자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환자는 2007년 8월 좌측 종아리 통증으로 해당 병원을 방문해 진찰받은 결과 요추 4~5번, 요추 5~천추 1번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당 병원에서 미세 현미경 레이저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 우측 하지의 감각 이상 및 근력 저하, 대소변 시 불편감 및 발기 부전이 발생했고, 현재 마미 증후군으로 장해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의사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하체 마비와 성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줬고, 합병증 발생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이 있었더라면 수술 결정에 신중을 기하였을 것”이라며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은 “환자가 외래를 방문했을 당시 수술 시기가 이미 늦어 근 위약 회복이 불능하다는 것을 설명했고, 입원 후에는 수술 동의서를 통해 수술 후 신경 손상, 척추 불안정, 경막 파열 등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한 설명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 병원은 “환자는 수술 전 척추 전반과 경추 및 흉추에 비정상적인 석회화 및 골화증이 진행되고 있었고, 요추 신경 흐름을 관찰하는 요추 척수 조영술검사에서는 4~5번 요추 부위의 신경 흐름이 완전 차단되는 소견이 있을 정도로 심각했다”며 손해배상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분쟁조정위는 병원에 60%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분쟁조정위는 수술 전 촬영한 환자의 방사선 필름에서 요추 4~5번, 요추 5~천추 1번 모두 협착이 심해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으나, 수술 후 촬영한 필름에서 신경 압박 소견이 관찰되지 않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환기 시켰다.
그러나 분쟁조정위는 “수술 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우측 다리 감각과 근력 저하 등의 증상이 수술 후 발생된 점, 장해 진단서에서 3~4~5번 요추간 및 5번 요추~1번 천추간 추간판 탈출증과 4, 5번 요수 및 1번 천수 신경근을 침범하고 마미 증후군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분쟁조정위는 “수술 후의 신경 손상은 수술 과정 중의 허혈, 견인 등에 의한 기계적 손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필름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수술 후의 필름만으로 수술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분쟁조정위는 “기왕의 압박으로 인해 신경의 상태가 손상받기 쉬운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를 인지해 수술 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병원은 척추 수술 후 신경 손상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분쟁조정위는 환자의 척추 기왕력, 나이 등의 요인도 수술 후 마미 증후군 발생 및 장해 판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 병원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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