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약제비를 억제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약값을 내리고 필요이상으로 많이 등재된 보험의약품 목록을 정비하는 것이다. 정부도 그간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 일반약 비급여 전환 등의 대책을 열거하면서 약제비 절감을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0년 현재 의료비 중 약제비는 15조9000억 규모로 전년대비 5.3%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복지부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약제비 절감 기조가 흔들리는 조짐이어서 걱정스럽다.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을 과거에 등재된 고가약만 가격을 인하키로 하는 등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일반약 비급여 전환 계획도 당초보다 1년 연기했다. 복지부는 무리하게 약가인하를 단행할 경우 제약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복지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약제비 정책의 내밀한 기조 변화 예고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한다.
정부의 정책 변화는 제약산업을 죽일수 없다는 고뇌의 한 단면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한발 물러날 때마다 시장에서 정책에 대한 예측성과 신뢰성을 함께 흔드는 실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제약사 봐주기'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는 건강보험 재정문제가 민감하게 거론되는 이 시기에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약제비 절감정책이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혹독하게 다룬다는 형평성 시비를 낳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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